"촛불 집회 처음 걱정…나중엔 자랑스러워"
[미디어펜=정광성 기자]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인천공항에서 귀국 인사를 마치고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하며 본격 시민들과 소통에 나섰다. 

반 전 총장은 이날 10년간의 해외생활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국민들은 변화와 희망을 갖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항철도를 이용한 이유에 대한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이 지하철을 탈 기회가 많지 않다"며 "서울에 올 때마다 공식일정이 있고 사무총장에 준하는 경호를 하다보니 기회가 전혀 없다. 시민으로 돌아와 시민들과 호흡을 같이 하려면 아무래도 다중이 활용하는 전철을 활용하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인천공항에서 차를 타고 서울 들어가면 이런 좋은 시설이 있는지 모른다. 인천공항이 전 세계적으로 모범적인 공항"이라며 "시내까지 45분이면 들어가니까 서울역까지 가서 전철타고 이동할 수 있다는 것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반 전 총장은 공항철도로 이동하는 도중 편의점에 들러 산 생수를 꺼내며 "우리 사람들이 하도 환영을 하다보니까 목이 하도 말라서 저도 물을 하나 샀다"고 취재진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인천공항에서 귀국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이번 광화문 촛불 집회에 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처음에 상당히 우려 섞인 눈으로 봤다. 경찰과의 마찰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라며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의롭게 살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백만명이 모였는데 경찰하고 시민의 불상사가 없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반 전 총장은 "법원에서도 청와대 100미터 전방까지 행진을 허용했고 그것들 성숙된 민주주의 표현 아니냐. 외국에서 부럽게 쳐다본다"면서 "보통 시위하면 마찰이 있는데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 잘 하고 있는 모습에 저는 사무총장하면서 은연중에 자랑스럽게 얘기 한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공항철도로 서울역까지 이동해 퇴근길 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가용을 이용해 사당동 집까지 이동했다. 

사당동 사택에 도착한 반 전 총장 내외는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며 "사실은 사당동 떠나지 13년이다. 2004년에 외통부 장관 임명 되면서 관저 살다가 미국으로 갔다"고 환영을 나온 주민들과의 추억을 꺼내 들었다. 

반 전 총장은 "앞으로 여러분들 이웃 지역 한사람으로 한국 사람으로 지난 10년간 유엔사무총장으로 보고 듣고 느낀 실천한 바를 우리 지역발전과 우리 나라 전체 국민들과 나라 위해서 할수있는 방법이 있는지 깊이 고민하고 여러분들의 협조 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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