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귀국 후 연이은 대선 행보를 펼치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4일 고향인 충북음성을 방문해 '화합과 통합'을 강조하며 충청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이날 고향을 찾은 반 전 총장을 환영하기 위해 모인 수많은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반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가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수천년의 역사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슬기롭게 힘을 합쳐 극복했다"며 "모두가 힘을 합치면 못 이룰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몸에는 그런 유전자가 있다"며 "이런 유전자를 바탕으로 부강하고, 번영하고, 모두의 인격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내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유엔 사무총장을 마치고 첫 방문인 반 전 총장은 고향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추운 날씨에 여러분의 따뜻한 환영을 받으니 눈 녹듯이 마음이 녹고, 10년의 피로가 싹 가시는 듯 하다"며 "역시 고향이 제일 좋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반 전 총장은 이날 "한반도는 아직 준전시 상황이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배우고 보고 느끼고 몸소 실천한 경험을 여러분과 공유하겠다"며 자신의 경험을 한국에서도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노력은 음성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작은 곳에서 더 큰 곳으로, 세계로 나가는 데 앞장서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전날(12일)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나가볼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요즘은 지방을 방문할 계획이 있어서"라며 "기회를 봐서, 기회가 되면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반 전 총장은 직무 정지 상태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로 인사하겠다는 방침과 관련, 이날 "통화할 예정"이라며 청와대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귀국 연설에 대해 문 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비판한 데 대해 "일일이 코멘트 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정권은 계속 교체돼왔다. 정권 교체는 자주 일어났지만, 대한민국 정치가 민주주의에 합당하게 제도도 바꾸고 행태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음성 꽃동네를 방문한 뒤 충주로 이동해 모친께 인사를 하고 곧바로 충주체육관에 마련된 충주시민인사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충주체육관 행사에는 2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이 자리가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 전 총장은 당초 충주에서 잠을 잔 뒤 15일 서울로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바꿔 충주시민 환영대회를 마치고 바로 서울로 돌아오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미디어펜=정광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