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귀국 이후 광폭 대선행보를 걷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7일 경상남도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반 전 총장은 권 여사의 예방을 마친 뒤 직접 브리핑을 갖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이제 우리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어 “오로지 정권을 잡기 위해 사생결단으로 정치하는 행태는 지양돼야 한다. 이제 국민은 공정한 사회, 변칙없는 사회, 사람이 사는 세상을 갈구하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정치하는 분들이 모두 마음을 가다듬고 국민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은 “제가 오늘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전에 경의를 표하면서 다시 한번 제 자신에 깊이 새겼다. 앞으로 국민 여러분께서도 우리 정치가 민주주의 원칙과 여러 규범에 맞는 방향으로 발전되도록 많은 지도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반 전 총장은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기 전 방명록에 “따뜻한 가슴과 열정으로 ‘사람사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헌신하신 노무현 대통령님께 무한한 경의를 표합니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미력이나마 진력하겠습니다. 노 대통령님! 대한민국의 발전을 굽어 살펴주소서!”라고 썼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 일정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반 전 총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후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연합뉴스

반 전 총장은 묘소를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노 대통령께서 저를 유엔 사무총장으로 진출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셨다. 부시 대통령에게 직접 말씀도 해주시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이렇게 돌아와 인사를 드리니 감회가 더욱 깊다”고 전했다.

이에 권 여사는 “유엔으로 떠나신 게 엊그제 같은데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신 것을 축하한다. 혹시 밖이 시끄럽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반 전 총장은 “민주사회에서 이런 정도야 늘 있을 수 있지 않느냐”고 답했다. 

또 권 여사는 “반 총장님은 어떻게 그렇게 건강을 잘 유지하시냐. 참으로 대단하시다”고 말했고, 반 전 총장은 “유엔에서 10년동안 강행군을 해왔다. 뉴욕에서는 어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편했는데, 한국에 오니 어려우면서 어렵다”고 말해 배석한 이들이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아울러 반 전 총장은 “이제 귀국했으니 앞으로 권 여사님을 가까이 모시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업도 기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 부부는 권 여사와 35분간의 담소를 마친 뒤 노 전 대통령 서재 등 관저를 돌아보봤다. 

이날 면담에 권 여사 측에서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상문 서울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조호연 봉하마을 사저 비서실장이 자리를 함께했으며, 반 총장 측에서는 이도운 대변인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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