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는 매년 국민통합 우수사례를 발굴·전파하기 위하여 전국 지자체와 민간단체 등에서 추진하는 국민통합 활동사례 중 우수사례를 선정하여 국민통합 활동에 대한 동기부여와 분위기 확산을 꾀하고 있다. 그 성과물로 2016년 '국민대통합위원회 우수 사례집'이 발간됐다. 사례집은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취재하여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다. 미디어펜은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우수사례 원고를 매주 1회(목요일), 총 25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주]

[2]더 나은 공동체를 위한 참여(10)-경기 의왕시 숲속옹달샘도서관  '이웃과 소통하는 한마음 포일숲속단지'

숲속마을에 작은도서관을 만들다

삭막하던 포일동 숲속마을에 변화가 생겼다. 주민복지관이 작은도서관으로 바뀌더니, 주민들이 함께 모여 아이를 돌보고 마음을 나누면서 재미있게 살아가는 마을 공동체가 된 것이다. 주민들이 직접 계획하고 힘을 모아 만든 숲속옹달샘도서관 이야기이다. 휴일이면 갈 곳이 없던 주민들이 모이고, 아이를 맡길 데가 없던 엄마들이 이곳에 아이를 맡기고 맘 놓고 일을 하게 되었다. 공동 육아터이자 삶의 공동체인 숲속옹달샘도서관을 중심으로 숲속마을 주민들은 한마음이 되어가고 있다.

   
▲ 포일동 숲속옹달샘도서관은 숲속마을 젊은 엄마들의 공동 육아터이자 삶을 나누는 친교의 공간이다.

주민들의 고민, 소통으로 해결

청계산 자락에 위치한 포일동 숲속마을에는 2개의 임대아파트 단지와 3개의 일반분양 아파트단지가 함께 위치해 있다. 그런데 임대아파트에는 다자녀, 다문화, 새터민, 은퇴한 실버세대, 한부모 가정이 많다 보니 일반아파트 단지 주민들과의 사이에 보이지 않은 위화감과 거리감이 존재했다. 이곳 숲속마을의 통장을 맡고 있는 김미경 씨(숲속옹달샘도서관 관장)는 이렇게 말한다.

"임대아파트와 일반아파트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는 게 사실이었죠. 임대아파트와 일반아파트 아이들 사이에서 서로 따돌림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어요. 더 안타까운 것은 같은 동네에 살면서도 서로 간에 소통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어요. 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통장 일을 보면서 각 동 대표들과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 통장 일을 하니 자연스럽게 만날 일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한 면도 있었다. 어떻게 하면 주민들이 이웃들 간에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예쁜 마을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는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음속의 고민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것에 대한 대안도 조금씩 모아지기 시작했다.

"저희 임대아파트 안에는 다자녀, 다문화 아이들, 한부모 가정의 어린 자녀들이 많아요. 대부분 일하는 엄마들이니 아이들 양육이 제일 큰 어려움이죠."

"맞아요. 육아를 하면서 필요한 정보도 부족하고요. 육아에 대한 정보를 나눌 수 있거나,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경험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공간이 없을까요?"

"작은도서관을 만들면 어떨까요? 책도 보고 놀기도 하고 엄마들 친교도 나눌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주민복지관을 도서관으로 활용하면 좋겠네요!"

이렇게 해서 주민들의 의견대로 단지 내에 있는 50평이 조금 넘는 주민복지관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것이 바로 숲속옹달샘도서관이었다. 주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조그마한 사랑방도 없던 삭막한 숲속마을에 토끼들이 모여 목을 축이듯 사람들이 모여 시원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옹달샘이 생긴 것이다.

   
▲ 경기 의왕시 숲속마을의 도서교환 및 나눔전.

   
▲ 포일동 숲속마을 우리고장 바로알기 야외현장 체험학습.

마을 사랑방, 숲속옹달샘도서관

숲속마을에 옹달샘이 생기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임대아파트이다 보니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승인을 받는 일이었다. 여러 행정적 절차도 복잡했거니와 많은 서류를 작성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김 통장은 대학원에서 조교로 일했던 경험과 ‘마을 만들기’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지식들을 동원해서 LH의 승인을 받아 낼 수 있었다. 주민들은 모두 통장님의 수고가 많았다고들 입을 모으는데 정작 김미경 관장은 이렇게 말한다.

"숲속옹달샘도서관은 주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졌어요. 처음 작은도서관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주민들이 모여서 의견을 낸 것이고요. 빈 책장도 주민들의 관심으로 채웠고,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공사를 완료하는 모든 과정들이 주민들의 응원과 관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숲속옹달샘도서관은 LH에서 1000권의 도서를 기증받고 더 나아가 '함박꽃 웃음 협동조합'과 '내손도서관', 주민들의 관심과 기증으로 비어있는 책장을 채웠다.

PC는 의왕시 사랑의 PC 공모전에 공모하여 두 대를 구할 수 있었다. 영유아들을 맘 놓고 놀게 할 수 있는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을 위해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을 통하여 '숲속옹달샘도서관 및 공동육아 나눔터 운영을 위한 공간조성'을 주제로 리모델링을 진행하였다.

"여러 개의 산을 넘듯이 하나하나 해결해 나갔어요. 그때마다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같이 고민했죠. 의견 차로 갈등이 생길 때도 있었지만 설득하고 대화하면서 풀어 나갔죠."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면서 숲속옹달샘도서관은 탄생했다. 그리고 육아에 대한 고민이 많은 지역 특성을 감안하여, 온 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에 '독서문화프로그램 및 공동 육아 나눔터'라는 내용으로 응모한 결과 총 사업비 5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받게 됨으로써 첫 주민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렇게 숲속마을 주민들은 마을사랑방 숲속옹달샘, 공동 육아터 숲속옹달샘을 만들어 가게 된 것이다.

   
▲ 숲속옹달샘도서관에서 독서 지도자 교육에 열중하고 있는 주민들.

애도 같이 키우고 삶도 나누는 공동체

날이 갈수록 소문이 퍼져 나가자 숲속옹달샘도서관을 찾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여러 단체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찾아오기도 한다. 이곳 숲속옹달샘도서관은 숲속마을 젊은 엄마들의 공동 육아터이자 삶을 나누는 친교의 공간이다. 이곳에서 영유아들이 놀고 자라며, 엄마들은 양육 정보를 교환하고 양육 부담과 피곤함에 대한 위로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서로 품앗이형 공동 육아를 실천함으로써 팍팍한 서로의 삶에 큰 힘과 용기를 주고 있다.

"주말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면 편하게 갈 곳이 없었어요. 하지만 숲속옹달샘도서관은 주말에도 개방해요. 그리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서 유모차도 잘 둘 수 있고 아이들이 기어 다니며 편하게 놀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아이들이 다 어린데, 이곳에 오면 강제로 조용히 시키지 않아서 좋아요. 또 마을에 작은도서관이 있으니 차를 타지 않고 편하게 올 수 있고요."

숲속옹달샘도서관은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을 위한 옹기종기 벼룩시장, 무료 영화 상영은 물론, 아빠들이 대거 참여한 '포일숲속 한마음 체육대회', 정기적인 독서 모임, 품앗이형 공동 육아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기 위한 초청강연 등 다양하다.

또한 4~5세를 위한 참새방앗간 공동 육아에서는 스티커 붙이기, 물감을 이용한 별자리 그림 그리기 활동을 하는가 하면 유치부 아이들을 위해서는 반딧불이 미술시간을 통해 미술학습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우리고장 바로알기 야외현장 체험학습'을 진행하여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김미경 관장의 설명이다.

"숲속옹달샘도서관의 주민사업은 우리의 숲속 자연환경, 주민이라는 인적 자원,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주는 물적 자원 등을 활용해서 만들어가는 공동체입니다. 아이들 교육에 대한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랑방이에요. 서로가 마음을 합해서 진행하기에 더 가슴 설레는 사업이에요."

숲속옹달샘도서관의 책장, 북카페, 공부방, 마루와 무대, 그리고 컴퓨터 하나하나에까지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담겨 있다. 그리고 주민들 한 명 한 명의 삶과 육아의 스토리가 스며 있다.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더 살기 좋은 숲속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