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주둔 우크라이나 군, 주민투표 상황서 좌불안석…"중앙의 지침이 없어"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해 러시아에 편입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주민투표를 하루 앞둔 15일 모든 민족의 크림반도 주민들은 깊은 불안에 쌓여 있다.
 
이 투표의 결과에 따라 최선의 경우 수개월이나 수년간의 불확실성이고 최악의 경우는 전쟁이 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투표를 둘러싸고 가장 불안해 하는 것은 크림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다. 
 
   
▲ 러시아의 군사 개입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100만 명에 달하는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다./jtbc 캡처
 
중무장한 러시아 군대에게 억눌려 있는 이 지역의 친 러시아 정부 당국은 주민투표가 가결된 이후 크림반도의 당국에 충성을 서약하지 않으면 "불법"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크림공화국 수도 심페로폴 부근의 해군기지에서 한 사령관은 자신이 인질이 돼 있는 느낌이며 앞으로 수일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렵다고 말했다.
 
키예프의 우크라이나 신정부 당국은 크림반도에서의 이런 러시아 침공위협에 대응해 국제적 지지를 얻고 경제적 난국도 돌파하려 하고 있으나 크림반도의 우크라이나 육군과 해군 병사들은 자신들이 무슨 지시를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만일 총격사건이 벌어질 경우 어찌해야 할지도 모르고 있다.
 
러시아는 친러시아적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지난달 러시아로 망명한 뒤 크림반도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야누코비치가 쿠데타의 희생자라며 그를 몰아낸 신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자치공화국 총리는 크림반도의 우크라이나 군대가 평화적으로 크림반도의 신정부에 투항하거나 크림반도를 떠날 수 있으며 군에서 제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16일의 주민투표가 끝난 뒤 크림반도의 새 정부당국에 충성을 서약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군대들은 "불법 무장 부대"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림반도에서 우크라이나 군대는 러시아의 흑해 함대 산하의 2만 병력에 압도돼 있으며 이들은 곧잘 복면한 건맨들에게 위협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이 가장 불만스러운 것은 자신들에 러시아 군에게 압도돼 있다는 사실보다도 키예프의 중앙정부가  러시아의 이런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뚜렷한 방향이나 명령을 보내지 않고 있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