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면서 ‘2000만 개’를 돌파할 전망이었던 청약통장 수가 지난해 부동산 규제와 함께 꺾이기 시작했다.

24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자수는 168만6076명으로, 전년대비 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수가 지난 5년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다가 지난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자료=금융결제원


이는 최근 5년 새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일명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청약종합저축은 박근혜 정부 들어서면서 가입자수가 크게 확대됐다. 전년대비 증가율은 ▲2013년 14.5% ▲2014년 11.9% ▲2015년 17.2% 등으로,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 정부 취임 전인 앞서 2011년 12월 말 기준 1123만3308개였던 청약통장은 5년 뒤인 지난해 12월 말 1935만8887개로 대폭 늘었다.

한문도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서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 조정, 분양가상한제 완화, 저금리정책 등을 시행하면서 당시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청약통장으로 수요자들이 몰렸다”면서 “올해는 크게 증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 회장은 수요자들이 너나할 것 없이 청약통장에 가입해 1순위 조건을 얻고, 대출을 해 분양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계부채가 불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지난해 정부는 8·25가계부채 관리방안, 11·3 부동산대책 등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부동산시장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실제 만능통장 신규 가입자수는 지난달 기준 총 33만47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신규 가입자 수인 44만6154명에 비하면 25.9% 감소한 셈이다.

한 회장은 “물론 ‘청약통장 2000만 시대’라는 말이 나올 만큼 그간 크게 가입자수가 늘면서 이제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올 수 있다”면서도 “11·3 대책 등 정부의 직접적인 규제로 인해 꺾이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되며,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통장 수가 다시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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