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원 간담회 "입당하지 않고 중간지대에서 독자적 행보"
[미디어펜=정광성 기자]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국회 조찬 간담회에서 '정치교체'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심재철 국회부의장 주최로 국회 귀빈식당에서 '왜 정치교체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조찬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이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다"며 "정치가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제 그 자체가 돼있어 결국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조찬 간담회에는 반 전 총장과 심 부의장, 새누리당 정진석 전 대표 등 20여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반 전 총장은 "아직도 패권, 기득권에 매달리는 정치 틀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겠다"며 "단순한 어떤 사람을 바꾸는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가 교체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 전 총장은 "개헌,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21세기 대한민국의 걸맞는 새로운 정치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국민들은 새 정치에 목말라 있다. 대한민국이 성공하기 위해 정치부터 새롭게 바꿔 대타협, 대통합의 길로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개헌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5일 국회 귀빈회관에서 새누리당, 바른정당 의원들과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연합뉴스


반 전 총장은 국회의 지원을 요청하면서 "통치는 협치 스타일로 바꿔야 하고, 승자독식하는 권력을 분권화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포용적 리더십을 통해 포용적 경제성장을 해야 한다"며 "(제가) 대한민국 대통합 길을 여는데 미약하게나마 길을 열고 싶다"고 힘을 실어 줄 것을 부탁했다.

조찬 간담회 후 이도운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오늘 간담회에서는 반 총장이 생각하는 정치 교체에 대해 이야기했고, 의원들은 반 총장의 정치적 진로와 정책에 대한 제언을 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오늘 많은 의원들이 보수적 가치를 대변하는 정치적 지도자가 되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반 총장이 알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10명을 만난데 대해 이 대변인은 "(당시) 모임은 새누리당 의원 초청한 것이다"며 "거기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반 총장이 오늘 인명진 비대위원장에게 전화해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당장 기성 정당에 입당하지 않고 독자적인 행보를 할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는 심재철 국회부의장과 정진석·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등 23명, 그리고 바른정당 이은재 의원이 참석했다. 대부분 지난 새누리당 분당 시 탈당을 유보한 이들로 반 전 총장의 잠재적 지원군으로 분류된다.

반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대선을 위한 거취에 대해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다가 “어느 정당도 들어가지 않겠다. 중간지대에서 독자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는 “나에게 조언가 그룹이 있으며 그쪽에서 그런 조언을 하고 있다”면서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아직 외부에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 의원들도 “특정 정당 입당보다 제3지대에 머물면서 세를 규합하는 게 맞지 않겠냐”는 제안을 많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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