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돼 러시아로 편입될 것인지 여부를 가리는 주민투표가 16일 비난과 환호 속에서 높은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종료됐다.

백악관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주민투표가 종료된 뒤에 이를 비난했다.

   
▲ 러시아의 군사 개입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100만 명에 달하는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다./jtbc 캡처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국제사회는 폭력의 위협 아래 실시된 크림반도 주민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행동들은 위험하고 불안을 조장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투표현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러시아 국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크림반도 노인들은 러시아에 다시 편입된다는 감격에 울먹이기도 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분리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이 투표가 러시아의 파워플레이이자 영토강탈이라고 비난하면서 투표를 외면했다.

그러나 크림반도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가 종료되기 전 이미 투표율이 유효 정족선인 50%를 훨씬 넘는 75%라고 발표했다.

수도 세바스토폴에서 투표에 참가한 마니타 메쉬치나는 "오늘은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러시아 모두에게 중요한 날이다"고 말했다.

이날 세바스토폴에서는 투표가 시작된지 15분만에 70명 이상이 투표소에 몰려왔다.

주민인 베라 스베르쿠노바(66)는 "오늘은 신성한 날이다"며 "이제 나는 고국 러시아로 돌아가게 된 셈이다. 나는 내 엄마를 본지 너무 오래됐다"고 외쳤다.

이번 주민투표로 러시아는 서방의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됐지만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등 동부에서 친러시아 정서를 고양시키는 효과도 거두게 됐다.

현지 친러시아 주민들은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러시아로 망명한 뒤 새로 들어선 친서방적인 정부가 그들을 탄압할 것이라며 불안에 떨고 있다.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현재 크림반도에서 러시아의 연출로 서커스가 공연되고 있다"면서 "이 쇼에 찬조 출연한 2만1,000명의 러시아 군대들이 총부리를 겨누며 주민투표의 합법성을 입증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외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측의 여러 가지 제재위협에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로부터 물러나라는 요청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