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주민투표, 축제 분위기 속 95% 압도적 찬성

 
크림 반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해 러시아에 편입되는 데 대한 주민들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가 16일 서방측의 온갖 비난 속에서도 95% 이상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
 
투표 현장의 분위기는 서방의 우려와 달리 그처럼 살풍경한 것은 아니었다.
 
   
▲ 러시아의 군사 개입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100만 명에 달하는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다./jtbc 캡처
 
러시아 국기가 미풍에 나부끼는 가운데 폭죽이 터졌으며  노인들은 러시아에 다시 편입된다는 감격에 울먹이는 표정이었다.
 
이날 밤 투표가 종료되자 우크라이나 크림 자치공화국의 수도 심페로폴의 러시아인들은 중심가 광장에서 환호의 합창을 하면서 다시 러시아 국민이 되는 감격을 누렸다.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분리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이 투표가 러시아의 웃기는 파워플레이이자 영토 강탈이라고 비난하면서 투표를 외면했다.
 
크림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가 종료하기 전에 이미 투표율이 유효 정족선인 50%를 훨씬 넘는 75%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개표가 50%를 넘기자 미하일 말리셰프 선거관리위원장은 95% 이상이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독립과 러시아 편입을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세바스토폴에서 투표에 참가한 마니타 메쉬치나는 "오늘은 크림과 우크라이나 그리고 러시아 모두에게 중요한 날이다"고 말했다.
 
세바스토폴에서는 투표가 개시된 지 15분 안에 70명 이상이 투표소에 몰려왔다.
 
베라 스베르쿠노바(66)라는 주민은 "오늘은 신성한 날이다"면서 감격적으로 애국적인 군가를 부르더니 "이제 나는 고국 러시아로 돌아가게 된 셈이다. 나는 내 엄마를 본 지 너무 오래 됐다"고 외쳤다.
 
현지의 친러시아 주민들은 친러시아적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러시아로 망명한 뒤 새로 들어선 친서방적인 정부가 그들을 탄압할 것이라며 불안해 하고 있다.
 
한편 크림 공화국 의회는 17일 공식적으로 러시아에 병합을 요구하기 위한 회의를 열고 의원들이 러시아로 가서 관련 회담을 하게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