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주민투표...백악관 "투표 결과 인정 못해…불안정 조장"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해 러시아에 편입되는 데 대한 주민들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가 16일 서방측의 온갖 비난 속에서도 95%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그러나 미국 백악관은 투표가 종료된 뒤에도 이를 비난했다.
 
백악관은 이날 "국제사회는 폭력의 위협 아래 실시된 주민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러시아의 행동들은 위험하고 불안정을 조장시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 러시아의 군사 개입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100만 명에 달하는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다./jtbc 캡처
 
백악관은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서 물러서지 않으면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주고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줄이는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댄 파이퍼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NBC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새 정부를 모든 가능한 방법으로 돕는 게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물론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은 이번 크림반도 투표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러시아계 주민들이 친서방 노선의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 깊은 반감을 품고 있어 러시아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크림반도 역사상 이번 주민투표는 세 번째이다.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계 주민들은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새롭게 등장한 우크라이나 정부가 그들을 탄압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실제 투표 현장의 분위기는 그처럼 살풍경한 것은 아니었다.
 
러시아 국기가 미풍에 나부끼는 가운데 폭죽이 터졌으며  노인들은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다시 편입된다는 감격에 울먹이는 표정이었다.
 
이날 밤 투표가 종료되자 크림 자치공화국의 수도 심페로폴의 러시아인들은 중심가 광장에서 환호의 합창을 하면서 다시 러시아 국민이 되는 감격을 누렸다.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분리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이 투표가 러시아의 웃기는 파워플레이이자 영토 강탈이라고 비난하면서 투표를 외면했다.
 
크림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가 종료하기 전에 이미 투표율이 유효 정족선인 50%를 훨씬 넘는 75%라고 발표했다.
 
현지의 친러시아 주민들은 친러시아적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러시아로 망명한 뒤 새로 들어선 친서방적인 정부가 그들을 탄압할 것이라며 불안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