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최근 2년간 분양시장의 활황세에 힘입어 기존 주택시장의 매매·전월세 등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11·3 대책으로 올해 주택경기의 타격이 불가피해지면서 실수요자들은 재고주택 시장을 노려볼만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28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주택전세가격은 0.4% 수준의 미미한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비교적 안정된 시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17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전세가격 상승세가 다소 완만해졌음을 강조했다. 작년 10월까지 전세가격은 1.1%(아파트 1.6%) 상승하는데 그쳐 전년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 전세가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에도 안정된 시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입주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국지적 역전세 가능성까지 엿보인다”고 전했다.

   
▲ 11·3 대책 역풍을 맞은 주택시장은 올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매매·전월세 등에 미치는 후폭풍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급작스러운 가격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자료 역시 유사한 전망을 내놓았다.

전국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전세가격 전망치를 분석한 ‘전세가격 전망지수’에 의하면 지난달 기준 96.9(100을 넘을수록 상승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함)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모두 100을 넘었음을 감안하면 대다수 관계자가 전세가 하락을 내다본 것이다.

한국감정원과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올해 전세가격이 예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봤다.

전년대비 주택전세가격은 ▲2014년 3.4% ▲2015년 4.8% ▲2016년 1.0% 등으로 상승하다가 올해는 1.0% 하락으로 예상됐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 들어 청약자격 및 잔금대출 제한 등 시장분위기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전세시장까지 위축된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가장 뜨거운 전세시장이 주춤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이 돌아가는 '원동력' 자체가 약해진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는 시장 전체에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존 전세시장이 서울 도심지역,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구조였으므로 갑작스러운 ‘하락’보다는 ‘약보합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입주 물량이 확대되면서 자연스레 전세가 증가율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며 “그간 수요와 공급의 격차를 감안하면 전세가 평균치가 하방경직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택 물량의 증가로 수요자 입장에서는 거래 절벽이 없으므로 전세 매물을 구하기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을 이었다.

이와 관련, 주택산업연구원은 자료를 통해 “지난해 전국 전월세 전환율은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작년 9월 기준 주택 전체 6.6%, 아파트 4.8% 등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며 “임대수익률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굳이 월세로 전환하는 소유주들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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