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3.3㎡당 평균 4000만원", "청약률 100대 1"

최근 2년간 분양시장 활황 속에서 강남 재개발·재건축 시장은 분양가 4000만원 시대를 열었다.가격 거품 논란 속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었던 강남발 재개발·재건축 시장은 지난해 정부가 재당첨 제한, 전매제한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11·3 대책을 발표한 이후 투자세력이 일부 빠져나가면서 청약률은 줄어들었다. 

일부 가격하락 등 영향과 맞물리면서 오히려 실수요자들에게는 저투자 고수익의 기회로 여겨진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재건축·재개발 물량은 11만8083가구로 올해 전체 분양물량(29만8331가구)의 약 40%에 달한다. 수도권에서는 ▲개포힐스테이트(1835가구) ▲래미안(개포시영·2296가구) ▲강동구 고덕3단지재건축(4066가구) ▲과천시 주공6단지재건축(2145가구) 등 단지가 분양할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 재건축·재개발 시장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광풍을 연출했다. 특히 지난해 7월 분양한 현대건설의 고급 브랜드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3.3㎡당 평균 4300만원의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1순위 청약에서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열기는 대부분의 사업지가 재개발 단지인 부산에서도 이어졌다. 특히 GS건설의 '명륜 자이'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5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산은 올해도 래미안 아이파크(온천2구역·3853가구), 힐스테이트(연산3구역 재개발·1617가구) 등 굵직한 사업지가 상당하다. 

   
▲ 11·3 대책으로 시장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입지가 좋은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경우 실수요자가 여전히 존재해 투자가치가 유효하다는 평가다. 올해 서울 재건축·재개발 주요 단지./자료제공=부동산인포

11·3 대책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청약률은 반토막 났고 일부 단지는 1순위 청약에서 미달 사태를 빚었다. 

실제 대우건설의 '연희 파크 푸르지오', 태영건설의 '마포 웨스트리버 태영 데시앙' 등은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청약률 감소와 함께 평균 억대에 달하던 분양권 프리미엄도 종적을 감췄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분양한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당시 1억~2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전매제한이 해제된 10월에는 '무피'에 가까웠다. 

실제 지난 4월 전용 59㎡의 경우 10억2000만원(19층)에 거래되던 분양권은 10월 10억3000만원(14층)에 거래되면서 프리미엄이 1000만원에 불과했다.

한문도 한국부동산박사회 회장은 "저성장에 금리인상, 공급과잉의 악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분양시장의 수요층이 갈수록 약화 중이다"며"내년 유명 브랜드에 유망단지라고 하더라도 미분양사태가 지속되는 등 악순환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기로에 놓여진 것은 맞지만 입지가 탁월한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경우 투자가치는 여전히 유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중소형 평면의 경우 인구 저하 등 요인과 맞물리며 수요가 증가, 투자상품으로 여전히 각광받고 있다. 

실제 1순위 청약률은 급감했지만 전용 84㎡ 중소형 평면을 중심으로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첫 분양한 GS건설의 '방배아트자이'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전용 59㎡A타입은 32.2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1순위 마감에 실패했던 '마포 웨스트리버 태영 대시앙'도 전용 74㎡A타입(6가구)에 230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개포동 N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침체가 예상되면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신규 분양 단지는 물론 기존 단지의 분양권을 상대적으로 저가에 거둬들여 수익률을 높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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