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2년차에 접어드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이 시범경기 내내 안정적인 투구로 호주 개막전을 포함한 2014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류현진은 17(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렌치에서 열린 2014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시범경기 선발 등판을 끝으로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시범경기에 모두 4차례 등판한 류현진은 16이닝을 소화하면서 5실점(4자책점)만 내주는 안정감을 과시했다. 평균자책점은 2.20으로 2014시즌 모의고사를 마쳤다.
 
   
▲ 류현진/뉴시스 자료사진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스프링캠프 평균자책점 9.20(14이닝 15자책점)에 달한 1선발 클레이튼 커쇼(26)보다 훨씬 좋은 페이스다.
 
메이저리그 첫 해인 2013시즌 148패 평균자책점 3.00'99점 성적표'로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얻은 류현진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22~23일 호주 개막전 등판을 앞두고 2선발인 잭 그레인키(31)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다저스 의 돈 매팅리(53) 감독이 주저 없이 류현진을 대체선수로 꼽은 것은 좋은 예다.
 
송재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아무리 류현진이라지만 메이저리그 경력만 놓고 보면 2년차에 불과하다""그레인키의 대체선수로 매팅리 감독이 주저 없이 류현진을 꼽았다는 점은 3선발 입지를 확고히 했다는 좋은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의 준수한 시범경기 성적은 호주 개막전 때문에 한 박자 빨라진 스프링 캠프 일정 속에서 거둔 것이기에 더욱 가치가 있다.
 
5경기째 등판에서야 5이닝을 넘게 던졌던 지난해 스프링캠프와 달리 류현진은 올 시즌 3번째 출전인 지난 1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5이닝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류현진은 당시 5이닝 3피안타(1홈런) 1실점을 기록했다.
 
또 다른 발전은 달라진 볼 배합이다. 특히 적극적인 커브의 사용이 눈에 띈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류현진은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직구(53.5%)를 가장 많이 던졌고 이어 체인지업(22.4%)·슬라이더(14.0%)·커브(9.6%)를 구사했다. 가장 적게 던진 구종이 커브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시범경기 내내 지난 시즌 가정 적게 던진 커브를 적극 사용,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마지막 시범경기였던 17일 콜로라도전에서도 초구로 커브를 선택해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송 해설위원은 "시범경기 내내 커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타자들도 체인지업을 기다리다 커브가 오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었다""류현진과 A.J 엘리스 배터리가 비시즌 동안 볼 배합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호주 개막전에 맞춘 뻑뻑한 스프링캠프 일정 속에서도 류현진은 2년차답지 않은 듬직한 투구를 이어가며 모의고사를 기분좋게 마쳤다.
 
23일 오전 11시 애리조나와의 개막 두 번째 경기를 시작으로 새 시즌을 시작하는 류현진이 한층 더 무서운 '코리안 몬스터'로 진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