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작된 도시'/CJ엔터테인먼트 제공
[미디어펜=정재영 기자]FPS 게임 속에서 맺어진 인연이 현실에 조력자가 된다. 상상만으로도 유쾌해지는 영화 '조작된 도시'(감독 박광현)가 신선한 포맷으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조작된 도시'가 31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언론시사회를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박광현 감독과 배우 지창욱, 심은경, 안재홍, 오정세, 김상호가 참석했다.

'조작된 도시'는 게임 속에서는 완벽한 리더지만 현실에선 평범한 백수 권유(지창욱 분)가 살인자로 조작된 후 게임 속 멤버들과 사건의 흑막을 파헤치고 통쾌한 반격을 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제작비 100억 원이 투입되며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영화 내내 각종 첨단장비와 화려한 액션, 격렬한 와이어 액션과 대규모 물량이 동원된 카체이싱 등 '조작된 도시'는 통쾌한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 '조작된 도시'/CJ엔터테인먼트 제공
안타까운 점은 통쾌한 액션에 몰입한 나머지 기본적인 이야기의 흐름과 당위성을 놓친 모양새를 보였다는 것이다. 게임 속 클랜원들은 자신들의 리더 권유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현실에서 발벗고 나선다. 하지만 클랜원이 목숨까지 걸며 권유의 리더를 구할 명분은 제대로 설명되지 않아 관객들의 몰입을 해친다.

또 다채롭다는 말이 어울릴 만큼 다양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은 각각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기는 커녕 자신들의 특장점을 쏟아내는데 그친다는 면도 다소 아쉽다. 광기어린 민천상(오정세 분)과 조직폭력배 두목 마덕수(김상호 분)는 내면 심리보다 절대 악의 면모만 드러내고 있으며 대인기피증이지만 해킹 능력을 뛰어난 여울(심은경 분)과 코믹을 맡은 데몰리션(안재홍 분)은 약간의 매력을 보일 뿐 채 만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십분 살리지 못한 편집에 아쉬움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런 아쉬움은 박광현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 덕분에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그는 2005년 '웰컴 투 동막골'로 한국 영화계에 긍정적인 충격을 던지며 인지도를 얻었고 이후 12년 만에 '조작된 도시'로 관객들과 만났다. 게임과 현실을 연결시킨다는 시도는 영화팬들에게 매우 새롭게 다가왔다. 하지만 결과는 살인 사건의 문제를 기득권층'만'의 문제로 국한시키며 다소 뻔한 모습을 보였다.

   
▲ '조작된 도시'/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런 상황에서 데뷔 11년 만에 첫 스크린 주연을 맡은 배우 지창욱의 모습은 방송에서 그동안 봐왔던 이미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기에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힐러' 'THE K2' 등에서 생활 밀착형 액션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동안 만든 이미지에 갇혀 첫 스크린 주연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연기 스펙트럼을 만드는데 살짝 부족한 모습을 내비쳤다.

분명 영화는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영화 중반 심은경의 자연스런 욕설 연기는 '써니' 속 나미를 연상케하고 다소 느리고 눈치없는 안재홍의 연기는 캐릭터와 맞물려 긴박한 영화 흐름에 쉼표를 마련했지만 영화 자체를 획기적으로 만들었는지에는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 전작 '웰컴 투 동막골'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박광현 감독이라는 점에서는 더더욱. 오는 2월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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