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오는 3월 실적악화 기업들의 상장폐지 시즌을 앞두고 관련 종목에 대한 '주의보'가 내려졌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단기 투자에 나서는 사례도 있지만 자칫 '폭탄돌리기'가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는 지적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상장폐지가 우려되는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고 있다. 이 기업들은 자본잠식 상태인 코스피 상장사나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코스닥 상장사들이다.

   
▲ 연합뉴스


통상 주주총회와 2016년 사업보고서가 나오는 3월경이 상장폐지가 대거 결정되는 '상폐시즌'이다. 한국거래소 기준을 보면 코스피시장 상장사는 전년도 사업보고서상 자본금 전액 잠식이나 자본금 50% 이상 2년 연속 잠식될 경우 상장폐지 조치된다.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5년 연속 영업손실, 최근연말 완전자본잠식일 경우 상장폐지된다. 이들 기업 중에는 투명성이 낮은 경우도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일단 건설‧조선‧철강 등 업계 전체가 위기에 빠진 한계기업들에 대한 우려가 크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기업들이 많기 때문. 단, STX와 같이 채권단이 주주로 전환되는 등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한 각도에서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법정관리 위기를 겪은 OCI 계열 태양광 업체 넥솔론의 경우 올해도 상폐 우려가 제기된다. 작년 3분기 기준 자본잠식 상태이며 누적 영업이익도 -271억원 수준이다. 넥솔론은 3번에 걸친 매각 추진에서도 번번이 고배를 마셔 실패해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손실 부담도 크다.

코리드는 1월에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이미 관리종목에 지정된 상태다. 최근 4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불성실공시도 있었다. 현재 코리드의 영업손실은 2012년 -28억원, 2013년 -15억원, 2014년 -25억원, 2015년 -22억원, 2016년 3분기 누적 -12억원 수준이다. 4분기에 12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다. 

아이앤씨테크놀로지와 에스에스컴텍도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이앤씨테크놀로지는 2012년~2015년까지 매년 영업손실로 누적 -310억원을 기록 중이다. 2016년에도 3분기까지 누적 -15억원을 기록 중이라 4분기 턴어라운드가 없다면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다.

기술특례로 코스닥시장 상장에 성공한 약 10개 종목들의 영업손실도 우려의 대상이다. 이들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봐도 상장폐지 적용을 받지 않기에 투자 위험성이 오히려 클 수도 있다. 나이벡, 크리스탈, 레고켐바이오, 신라젠, 펩트론, 팬젠, 바이오니아, 바이오리더스, 아이진, 진매트릭스 등의 기업이 5년 이상 영업손실이 우려된다.

한편 상폐 우려 기업들에 대해서는 단기차익을 노린 매매가 극성을 부리기도 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상장 적격성 심사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시점을 노리고 '폭탄 돌리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 사례에서 보듯 폭탄 돌리기의 결말은 '폭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4분기 실적 등 관련 사항을 꼼꼼히 살펴보고 거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