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행보에 지지율 급상승…반기문 효과에 보수결집의 기회로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야당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때리기는 약일까 독일까.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사퇴로 황교안 대행의 지지율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실상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는 보수진영의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야당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될까 집중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차기 대선 출마여부에 대해 소이부답(笑而不答)이다. 청와대 압수수색을 놓고는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각을 세웠다. 야당으로서는 이런 황 권한대행의 행보가 마뜩찮다. 대선 출마 자격을 놓고 설왕설래 하지만 황 권한대행은 "적당한 시점에 밝힐 것"이라며 묘한 여운만 띄우고 있다.

야당은 황교안 권한대행의 행보마다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탄핵정국에서 그가 보이는 소신은 보수의 보이지 않는 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7일 황교안 대행은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해 거부 뜻을 밝히며 "특검은 법리 싸움에 집중해야 한다"며 일침을 날렸다.

   
▲ 야당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때리기는 약일까 독일까.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당의 집중 공격이 되레 황 권한대행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보수 성향을 결집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진=연합뉴스

황 권한대행을 압박하던 특검의 모양새도 구겨졌다. 청와대는 이미 형사소송법 등 관련법에 따라 압수수색은 불가함을 밝혔다. 황 권한대행 측은 특검의 공문요구에 대해 "법적으로 아무 효력도 없는 공문을 보낸 후 자꾸 답변을 요구하는 게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며 불쾌한 표정이다.

일각에서는 황 권한대행측의 반응을 특검의 수사방향을 문제 삼는 것 아니겠냐라는 조심스런 해석을 내놓고 있다. 법리를 놓고 다퉈야 할 특검이 여론전을 펼친다는 불만을 우회적으로 제기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검이 여론을 믿고 황교안 대행측을 압박한다는 것이다. 여론의 이목을 끌기 위한 특검의 노림수라는 판단이다.

황교안 권한대행측의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한 냉담한 반응에 야당은 발끈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황 권한대행이)대통령 선거를 포기하고 박근혜 대통령 보호하러 나서기로 작정한 것 같다"면서 "자신을 임명해 준 분을 보호할 수밖에 없는 운영이 황 총리 운명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황 권한대행의 대권 출마시 민주당의 적수가 되느냐는 질문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비해서 약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에둘러 평가절하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역시 이날 "더 이상 권력의 깎두기 노릇을 하면 국민이 실망하고 분노한다"며 "황 권한대행이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을 응할 수 있도록 대행으로서의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란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바른정당도 가세했다. 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황 권한대행이 최근 새누리당과 일부 언론에서 조장하는 대권놀음에 빠져서 지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6일에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느라 본인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법과 원칙을 저버려선 안 된다"고 비난했다.

연일 황 대행을 몰아 부치는 야당의 융단폭격에 대해 정치권 일각의 반응은 미묘하다. 황 대행에 대한 공격이 거셀수록 야당에겐 득보다는 실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야당의 한 목소리 비난은 여권의 대안으로 떠오른 황 권한대행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야당의 집중 공격이 되레 황 권한대행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보수 성향을 결집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황 권한대행을 때리기는 사이다 비판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소이부답과 소신행보를 이어가는 황 권한대행 띄우기가 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는 지지율은 결국 대안 없는 보수의 결집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하차 반사이익과 야당의 때리기가 되레 황 권한대행에게는 약이 될 수도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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