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고객 이탈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오는 4월1일부터 파이낸스샵 부산지점의 신용카드 신청 및 재발급·현대캐피탈 대출상품 신청 등 금융업무를 중단한다.

다만 현대카드는 이 지점을 이미지 마케팅을 위해 '현대카드 브랜드 및 MUSIC 체험공간'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 파이낸스샵 본연의 역할을 하는 지점은 현대기아차 본사 지점 한 곳만 남게 됐다. 이 지점은 현대기아차 직원들의 현대카드 사용률이 높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파이낸스샵은 지난 2006년부터 카드 모집과 민원업무 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현대카드의 금융서비스센터다. 지난 2012년말 기준 서울·부산·대구·광주 등 전국에 32개 지점을 운영했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전체의 75%인 24곳을 폐쇄하는 등 순차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해 2013년 말에는 부산과 서울 현대기아차 본사 지점만이 남았다.

현대카드가 대대적으로 영업점을 철수한 배경에는 경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률 개선이라는 계산이 들어있다. 업무가 중복되고 돈이 되지 않는 지점은 굳이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인터넷과 각 지방 지점 등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공간이 있어 파이낸스샵의 철수를 결정했다"며 "금융업무를 보기 위해 파이낸스샵을 찾는 고객이 적어 수익성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수수료체계 개편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영업지점을 대거 줄였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전국 39개 영업지점을 31개로 축소하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고, BC카드도 영업지점을 16개에서 8개로 축소했다.

현대카드는 이미 지난 2012년 카드 모집인 영업소를 93개에서 66개로 줄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영업지점 축소는 카드업계가 직면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카드사를 제외한 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SK카드 등은 아직 점포 축소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경영환경 악화로 이 같은 흐름을 쫓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산업의 수익성 저하 뿐 아니라 정보유출 사태로 고객들이 이탈하는 상황이어서 외형 확대보다는 효율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