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 김종인·정운찬 행보 변수…바른, 김무성 등판론 '솔솔'
與, 황교안 급부상 주시하며 산파(産婆)체제 돌입…홍준표 등판가능성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전날(7일) 손학규 의장이 이끄는 국민주권개혁회의와 국민의당이 통합하고, 더불어민주당에서 김부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의당과 더민주 모두 당내 '3파전'으로 한차례 교통정리가 됐다.

더민주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빅3'로 거론되고 있고,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유력한 가운데 천정배 전 공동대표와 손학규 의장이 합류해 3자 구도를 형성했다.

새누리당에서 분리돼 야당으로 돌아선 바른정당은 반(反)박근혜 대표주자 유승민 의원과 50대 기수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양자 구도로 일단 압축돼 있다. 다만 새누리당원 시절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의 재등판론이 지속 거론되면서 변수로 남아있다.

   
▲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더민주 경선은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어 김부겸 의원까지 출마를 접으면서 문재인-안희정-이재명 3파전으로 압축됐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은 일찍이 정식 예비후보로 등록해 문 전 대표에게 후보 검증 토론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먼저라는 이유로 검증 토론을 계속해서 거부하고 있다. 그럼에도 30%대를 넘어서는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 1위에 근거해 자칭 '대세론'을 앞세우고 있다.

그는 이달 10일 예비후보 등록, 14~15일쯤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추후 관건은 문 전 대표와 나머지 주자 중 2위 싸움의 승자 간 당내 결선 여부가 될 전망이다. 그가 당내 지지율 과반을 확보한다면 결선을 치르지 않게 되고, 안 지사와 이 시장 간 2위 싸움은 의미가 없어진다.

이상 3명 외에 최성 고양시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여타 당내 인사의 출마설은 나오지 않고 있어, 이대로 4명만 출마한다면 지난 18대 대선 대비 후보자 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다만 '경제민주화 주창자'이자 직전 대표인 김종인 의원을 비롯한 비문(非文)세력 탈당설의 현실화 여부가 변수로 남아 있다.

   
▲ 왼쪽부터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천정배 전 공동대표


국민의당 경선은 일단 안철수-손학규-천정배 3자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의 합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당에서 러브콜을 보내는 김종인 의원의 거취는 아직 탈당여부조차 정해지지 않아 입당까지 점치기는 어려운 단계다.

경선 구도는 당 창업주이자 대주주인 안 전 대표가 1강을 형성한 가운데 지난해 12월26일 천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대선 3수째'인 손 의장이 전날 합류해 경쟁의 불을 당겼다.

11만 회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국민주권개혁회의가 18만 국민의당 당원과 온전히 합쳐진다면 손 의장이 또다른 대주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손 의장은 안 전 대표의 과반을 막고 결선 투표에서 나머지 후보들과 연대해 역전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안철수 계'와 대립각을 세워온 호남 의원들이 손 의장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점쳐진다.

안 전 대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이전까지 여론조사 지지율 침체를 보여 온 약점이 있다. 최근 지난 6일 평의원 신분임에도 호남 4선 주승용 원내대표를 제치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는 사실상 대선행보를 보이면서, 안철수 사당화(私黨化) 논란을 재차 촉발했다. 

   
▲ 왼쪽부터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보수야당' 바른정당은 유승민 의원-남경필 지사 양자간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반기문 전 총장의 불출마로 유 의원이 눈에 띄는 지지율 상승을 보이며  범여권 2위 주자로 등극, 보수후보단일화를 제안하자 남 지사가 극력 반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 의원의 '반짝 상승' 이래 두 주자는 물론 당 지지율이 횡보하면서, 앞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이 재등판해 경선 흥행을 일으켜야 한다고 당내 곳곳에서 '군불떼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김 의원은 이날 일단 불출마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불출마를 '확언'하지는 않는 화법을 구사해 번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정오부터 약 4시간동안 가진 당번제 '국회의원 좀 만납시다' 행사 역시 민원 청취 명목이지만 실제로 적지 않은 지지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 국무회의를 주재 중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사진=총리실


한편 새누리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거론될 만큼의 유력한 당내 후보가 없어 '불임정당'이라는 오명을 썼으나, 반 전 총장의 귀국 이래 여권 유력후보로 급부상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주시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지난달 15일 최초로 출마를 선언한 이인제 전 최고위원에 이어 원유철 전 원내대표, 인천시장 2선 경력의 안상수 의원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져 당은 산파(産婆)론도 띄우고 있다.

이밖에 현 비상대책위원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비대위 상임고문인 김관용 경북도지사, 'PK 4선' 조경태 의원, 충청권 4선 정우택 원내대표 등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 왼쪽부터 새누리당 이인제 전 최고위원, 원유철 전 원내대표, 안상수 의원.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메모에 이름이 올랐다는 일명 '성완종 리스트' 재판 1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유죄가 선고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항소심 무죄 판결이 날 경우 출마 선언을 한다는 관측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새누리당 입당과 함께 경선에 뛰어들면 군소후보들이 정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다만 현직 권한대행으로서 박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섣불리 입을 열 필요는 없어 보인다. 만일 탄핵 기각과 야권이 희망하는 '벚꽃 대선'이 불발된다면 이번 대선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