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원샷투표 경선룰'에 정몽준·김황식·이혜훈 희비

새누리당이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경선 방식으로 권역별 합동연설회를 실시하되 투표는 현장에서 한 번만 실시하는 이른바 '원샷 투표제'를 채택한 것과 관련해 서울시장 출마 예비후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당 결정에 대해 김황식 전 총리와 이혜훈 최고위원은 비판적 견해를 나타낸 반면 이 방식을 주장해 온 정몽준 의원 측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 18일 오후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주재 서울당협위원장 만찬이 열린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오른쪽)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새누리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9일 새벽까지 철야회의를 열고 '권역별 연설회 후 원샷 투표제'로 결정했다.
 
당초 공천위는 권역별 순회경선과 현장 투·개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정몽준 의원이 원샷경선을 주장하며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결국 정몽준 의원이 원하던 대로 수정 조치된 셈이다.
 
공천위 부위원장인 김재원 의원은 "투표를 여러 곳에서 하면 엄청난 세력을 동원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원샷투표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당 공천위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김황식 전 총리 측과 이혜훈 최고위원은 비판적 입장을 내놨다.
 
김황식 전 총리 측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권역별 연설회 후 원샷 투표' 경선방식은 국민의 참여를 최대화하기 위한 본래 취지에서 후퇴한 것이어서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당원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고 보다 많은 국민들이 참여함으로써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대한 관심과 열망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권역별 순회경선과 보다 많은 토론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가져왔다""중앙당 공천관리위가 결정한 경선룰에 대해 존중하고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훈 최고위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며칠 만에 룰을 바꾸는 것은 특정 후보를 위한 것"이라며 "권역별 순회경선은 새누리당이 '컨벤션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미 결정한 사항이다. 순회토론자체도 거부하는 특정후보는 인식의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순회경선을 하는 이유가 당원 대의원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함인데, 당일 투표 후 개표를 하지 않는다면, 순회경선 시 선거인단의 참여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몽준 의원 측은 내심 반기면서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정몽준 의원 측 박호진 대변인은 "연설회인지 토론회인지 명확하지 않아, 당 공천위의 정식 통보를 받고 경선룰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