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본격적인 봄 분양시즌이 다가왔지만 중도금 대출 문제로 건설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기에 깐깐해진 수요자들의 중도금 대출 지정 은행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면서 청약성적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2월)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2만650가구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00년 이후 2월 분양 계획 물량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 2월 수도권 주요 분양단지./자료제공=부동산114

분위기에 따라서는 얼어붙은 시장을 반전시킬 수 있는 물량이지만, 반대로 공급과잉 논란까지 겹치면서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운 것이 건설사들의 현주소다.

특히, 중도금 대출 은행을 찾는데 애를 먹으면서 계약률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이 같은 분위기가 봄 분양시장에 그대로 이어질 경우 분양 흥행에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분양한 ▲서울 고덕 그라시움 ▲의왕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의정부 e편한세상 추동공원 ▲울산 힐스테이트 수암 등은 중도금 1차 납입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대출 은행을 찾지 못하고 있다. 

11·3 대책 이후에 분양한 단지일수록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분양을 앞두고 있는 건설사들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특히 분양 전부터 중도금 대출 은행 여부를 묻는 전화가 쏟아지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전까지는 중도금 대출 은행이 정해지지 않는 것이 관례"라며 "분양성적을 보고 은행들이 중도금 대출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문의를 할 경우 답변을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11·3 대책 이후 청약률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중도금 대출이 진행되지 않는 단지로 소문이 돌 경우 청약 성적이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대책이 나온 이후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되면서 중도금 대출 등 금융비용도 청약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 했다.  

다만, 올해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시장이 안정세로 접어든다면 의외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후 중도금 납부까지 보통 6개월여의 기간이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중도금 대출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오는 10일에는 인천 송도에서 호반건설의 '호반베르디움 3차 에듀시티'와 청주에서 GS건설의 '서청주파크자이'가 일반분양한다.

   
▲ (왼쪽부터)'송도 호반베르디움 3차 에듀티시'와 '서청주자이' 조감도./사진=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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