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구성 제품 안전과 품질개선 박차
중대형 배터리 신공정 도입도 추진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이 '배터리 안전성'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갤럭시 노트7 소손과 같은 악몽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공정과 품질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안전성 혁신태스크포스(TF)’를 공동으로 구성하고 갤럭시S8에 탑재될 폴리머 배터리 등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 삼성전자의 배터리 8포인트 안정성 검사 /삼성전자

안전성 혁신TF는 갤럭시 노트7 사태 이후 조남성 삼성SDI 사장의 주도로 만들어졌으며, 삼성전자와 삼성SDI 인력으로 구성됐다. TF는 갤럭시S8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삼성SDI가 전사적으로 배터리 품질 개선에 매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배터리 품질검사 과정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에서 배터리를 1차 검사한 뒤 다시 삼성전자에서 2차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관련 인력 규모도 대폭 늘린 상황이다.

안정성·효율성 두 토끼 잡는 신공정 개발

지난해 갤럭시 노트7에 들어갔던 삼성SDI의 배터리는 위쪽 코너에 눌림 현상과 얇은 분리막이 배터리 내부 단락을 발생시켜 소손을 유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갤럭시S8 출시에 앞서 ‘안전성 혁신TF’는 배터리에 내부에 남을 수 있는 금속이물 등 모든 결함 가능성 차단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미세한 이물질 하나가 소손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여러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배터리 신공정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전성과 효율성을 함께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현재 삼성SDI의 배터리 대부분은 젤리롤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젤리롤은 양극재‧음극재‧분리막을 두루마리 화장지처럼 말아 압착 시킨 뒤 배터리팩에 넣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생산성이 뛰어나지만 눌림 등 외부 충격에 약한 단점이 있다.

삼성SDI는 다양한 배터리 신공정 도입을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택&폴딩 방식이 이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셀과 분리막을 쌓아 접는 이 방식은 제조 효율이 다소 떨어지지만 밀도 증가와 공간 효율 확대, 안정성 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9월 이탈리아 만츠 그룹에 스택&폴딩 설비를 발주했고, 이달 말 입고 후 기흥공장에 설치할 예정이다. 시험생산과 시스템 안정화 작업 등을 거친 뒤 중대형 배터리 라인에 이시스템을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의 신공정 배터리는 내년부터 BMW 등 유럽 자동차 회사에 납품될 것으로 관측된다.

배터리 업계 일부에서는 앞으로 삼성SDI가 소형 제품 생산 라인에도 신공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삼성SDI가 2017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급속충전이 가능한 600km 주행 셀 /삼성SDI

◇미래 경쟁력의 핵심축 '배터리'

삼성이 배터리 안정성과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는 것은 미래 경쟁력 때문이다. 지난해 갤럭시 노트7 소손 영향으로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물론, 삼성그룹 전체가 큰 타격을 입었다.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이미지 훼손과 소비자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배터리 안전문제가 다시 불거질 경우 파장은 걷잡기 어려울 정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배터리 사업은 삼성의 미래 먹거리 사업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삼성그룹의 ‘핵심 축’인 삼성전자의 첨단기기와 배터리의 연관성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장과 사물인터넷(IoT) 등의 경쟁력 확대를 위해서는 배터리의 안전성과 효율성이 필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능을 탑재한 모바일 기기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배터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다. 

전기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도 배터리의 신뢰성이 중요하다.

현재 삼성SDI는 BMW와 아우디, 폭스바겐 등 유럽 주요 자동차 업체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에도 힘을 쏟는 상황이다. 전기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중대형 배터리와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소형 배터리까지 전 분야에서 경쟁력을 제고 한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안전성 관리 센터를 신설해 설계 공법, 제조 혁신을 지속해 제품 안전 기술력을 배양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배터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제조거점 확대와 함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신공정 도입 등 연구개발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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