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금융불안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펀드를 통한 채권 투자가 늘어나는 반면 주식 투자는 줄어들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2월말 현재 채권시장에서 펀드를 통한 투자 비중은 7.84%로 지난 2011년 6월 이후 가장 2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시장에서 펀드 투자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지난 2009년 5월말 9.73%까지 높아졌다가 2012년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6%대로 하락했다. 2012년 6월말에는 6.5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3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2012년 2월말(6.62%) ▲2013년 2월말(7.02%) 등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신흥국 금융불안 우려 등으로 위험자산 보다는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설정된 채권형 펀드 설정 규모 역시 증가하고 있다. 올 2월말 현재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57조7325억원으로 2012년 2월말(44조4999억원)이나 2013년 2월말(48조4965억원)에 비해 급증했다.

채권형 펀드 수 역시 지난해 9월말 1000개 계좌를 넘은 뒤 지난 2월말 기준 1505개 계좌까지 늘었다. 지난해 2월말 기준 990개 계좌를 기록한 데 비해 1년만에 약 1.5배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펀드의 채권 편입 비중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펀드를 통한 주식 투자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난 2월말 기준 시가총액 대비 펀드의 주식 비중은 5.95%로 집계됐다. 주식편입비중은 지난 2009년 9%까지 올랐다가 ▲2010년 2월말(8.27%) ▲2011년 2월말(6.23%) ▲2012년 2월말(6.21%) ▲2013년 2월말(6.04%) 등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증시가 박스권에서 헤어나지 못하자 시총 대비 펀드의 주식 비중은 지난해 9월말(5.99%) 이후 6개월째 5%대를 지키고 있다.

한편 당분간 채권 투자를 중심으로 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선물 김대형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과 우크라이나 정정 불안으로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위험자산의 조정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 확대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