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실종...정치 갈등 심화, 정부의 위기관리능력 도마에

지난 8일 발생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보잉 777 실종 사건이 일어난 지 열흘 이상이 지나면서 말레이시아 정계는 정부의 이 사건 처리를 두고 여야 간 극한 대립을 계속, 서로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야당은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 부재에 대한 국제적 비판 여론에 편승하여 이런 사건에 경험이 없는 현 정부를 거세게 공격하고 있으며 친 정부 블로그들은 실종기 조종사가 야당 지도자 안와르 이브라힘의 지지자였다며 이 사실로 야당의 평판을 떨어뜨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 사진출처=뉴스와이 방송 캡처
 
말레이시아 정계는 최근 야당의 공세가 심화되면서 지난 50년 간 정권을 장악해온 정부 측도 반정부 세력의 득세를 막기 위해 공격을 취해 왔다.
 
야당 지도자 안와르는 부패와 남색 혐의로 6년이나 복역했지만 서방 국가들이나 인권단체는 이를 정치적 모략으로 해석해 왔다.
 
그러다가 최근 실종된 말레이시아 여객기의 조종사 자하리 아흐마드 샤가 자기 며느리의 삼촌인 안와르의 지지자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양측은 다시 공방전을 벌였다.
 
영국 데일리 메일의 말레이 지사 판에서는 자하리를 "정치적인 광신자"라고 부르는가 하면 이 사실을 빌미로 여객기 실종에 그가 관여했다는 시나리오를 퍼뜨리기도 했다.
 
수사관들은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가 비행 중 고의로 누군가에 의해 항로를 변경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에 따라 자하리의 배경도 면밀히 수사했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으로나 사적으로나 그에 대한 혐의를 언급한 적은 없다. 조종사가 가담했다는 어떤 정황 증거나 물증도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야당과 안와르는 18일 자하리를 옹호하며 그를 비방하는 언론들과 정부를 싸잡아 비난하면서 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성명서를 발표, 항공기 실종 사건으로 인한 정계의 공방전은 점점 더 가열되고 있다.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는 지난 8일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해 베이징을 향하다 실종됐지만 2주 가까운 기간 동안 이유나 위치 등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편 말레이시아 당국은 15일 최근 남중국해에서 사라진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MH370기가 비행 경험이 있는 1명 이상에 의해 납치당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말레이시아 당국 관계자는 이날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사건은 실종이 아니다. 납치는 이제 더 이상 가설이 아니라 확정"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당국 관계자는 "아직까지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납치 동기나 (테러 단체의) 요구 사안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마지막으로 향한 곳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