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장애 학생과 도우미 학생으로 만나 수업·시험준비 등을 함께 해온 대구대의 두 동갑내기 동기가 올해 특수교사 임용시험에 동시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15일 대구대학교(총장=홍덕률)에 따르면 청각장애(2급) 학생인 이태영씨(22·여)와 도우미 학생인 김미진씨(22·여)가 최근 특수교사 임용시험에 나란히 합격했다. 

   
▲ 올해 특수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대구대 특수교육과 이태영 학생(청각장애·왼쪽)과 김미진 학생./자료사진=대구대학교


이들은 대구대 특수교육과 동기로, 장애 학생과 그의 공부를 돕는 도우미 학생으로 매칭된 후 학과에서 소문난 단짝으로 지냈다.

앞서 4년 전 학과 엠티(MT) 때 처음 만났던 이들은 1학년 때 대학 내 청각장애인 동아리 ‘손누리’ 활동을 통해 빠르게 친해졌다. 김씨는 수화를 배웠고 2학년 때부터는 기숙사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

같은 학과인 이씨와 김씨는 수업도 대부분 함께 들었다.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취득한 김씨는 이씨에게 수업내용을 설명해 줬고 이와 동시에 김씨는 복습 효과를 봤다.

임용시험을 위한 수험생활 때도 서로 도왔다. 이씨는 “지난해 1월부터 같은 과 선배 한 명을 더해 세 명이서 ‘인강(인터넷 강의) 스터디’를 했는데, 미진이가 강의를 듣고 나서 제게 책을 빌려주고, 그러면 저는 그 책을 보고 필기를 베끼는 방식으로 공부를 해나갔다”고 말했다.

김씨는 “수화통역사 자격증 딸 때 태영이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시험 전날 서울에 있는 태영이의 부모님 집에서 신세를 지면서 ‘특훈’까지 했을 정도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학교 밖에서 대외활동도 함께 한 이들은 앞서 2013년 아시아‧태평양 농아청년대회에서 보조(스태프)로 활동했고, 대구대 장애학생 창업동아리인 ‘장목들(장애학생 목소리가 들려)’의 멤버로 함께 활동하며 2014년 대경강원권 창업경진대회에서 금상(2위)을 받기도 했다.

올 17일 졸업하는 이씨는 경기도에서, 한 학기 먼저 졸업한 김씨는 경남에서 각각 특수교사로서 첫 발을 내딛는다. 

김씨는 “우리는 장애 학생과 도우미 학생 관계라기보다 말 그대로 ‘소울 메이트(Soul Mate)’다”라며 “합격의 기쁨보다 헤어진다는 아쉬움이 더 크지만 태영이가 당당하고 멋진 특수교사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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