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11·3 부동산 대책 이후 분양시장이 좀처럼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 등 입지가 좋거나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곳은 매수세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지만 지방 일부 지역에서는 청약자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가라앉고 있는 것. 때문에 수도권과 지방, 수도권에서도 되는 곳만 되는 이른바, 청약시장 차별화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들어(2월 둘째 주까지) 24개 사업장에서 청약접수를 진행했지만, 절반이 넘는 13곳이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11·3 대책에 따른 재당첨 제한과 전매제한기간 강화, 1순위 제한 등으로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도 통장 사용을 최대한 아끼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아파트 청약경쟁률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달(1월) 평균 청약률은 6.17대 1로 전달(2016년 12월, 8.14대 1)보다 2%포인트 정도 떨어졌다. 

2월 들어서도 상황은 나아진 것이 없어 전국에 4개 분양단지 가운데 순위 내 청약을 마친 곳은 남해종합건설이 경기도 남양주 호평동에 분양한 '평내호평역 오네뜨센트럴'이 유일하다. 

서울과 지방 간 청약시장 차별화도 심화되는 분위기이다. 서울을 비롯한 인기지역은 청약률이 다소 하락하기는 했지만 e편한세상 염창(대림산업)과 방배아트자이(GS건설), 신당 KCC스위첸(KCC건설) 등 모두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 1·2월 분양한 단지들의 청약성적이 신통찮다. 특히 서울의 청약률은 저조하지만 1순위 마감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지방은 순위 내 마감조차 버거워 하는 현실이다./자료참조=아파트투유


그러나 충남 예산 실리안아파트(174가구)를 비롯해 제주 기룡비치하임(42가구), 애월미코노스(101가구) 등은 청약 신청이 10건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  이른바, 되는 곳만 되는 청약시장 지역 차별화가 다시 심화되고 있다는 것.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최근 만 20세 이상 회원 74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올 상반기 분양시장 소비자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34.6%는 내집 마련, 30.8%는 투자 목적으로 나타났다.

6개월 전 조사에서는 투자 목적이 가장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청약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위축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것. 

더욱이 국정혼란 상태와 입주대란, 중도금 대출 규제 강화 등 누적된 악재도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고 있어 투자수요가 움직이기에는 폭이 좁은 상황.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는 되는 곳에만 소비자들이 몰리는 차별화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11·3대책이후 청약자들의 자세도 더 신중해지면서 검증된 곳에 안정지원 하려는 성향이 커지고 있다"며 "당분간 지역 또는 단지간 차별화도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