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합의...외교부 ‘회담 일정과 형식 등 발표 예정’

 
다음 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릴 전망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헤이그에서 있게 될 한미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오늘 오후 외교부에서 발표가 있을 것 같다"며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기정사실화 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8일 오전 인도네시아 발리 소피텔에서 2013 APEC에 남태평양 도서국 정상들과의 대화에 참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나란히 앉아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공식발표는 외교부에서 하지만 '헤이그에서 있게 될 한미일 정상회담'이라고 말해 사실상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24∼25일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내 한미일 정상회담 일정과 형식 등의 세부 상항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24~25일 헤이그에서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이 예정돼 있다. 
 
일본 언론은 헤이그 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라고 보도해 왔지만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아왔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박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한미일 정상회담을 수용키로 했으며 3국이 개최 사실을 동시에 발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비록 3자회담 형태이기는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한일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마주하게 됐다. 
 
한일 양국 정상의 회담은 2012년 5월 13일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마지막으로, 22개월만이다.
 
한일 정상회담은 그동안 통상 취임 초기에 이뤄졌는데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이 넘도록 이뤄지지 않았다.
 
양국 정상은 또 세 차례 가량 조우가 이뤄진 다자회의에서도 별다른 대화 없이 등을 돌려온 상황이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 이후 파국으로 치닫던 한일 관계가 개선의 전환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담을 전격 수용한 것은 회담을 거부할 경우 그 부담을 고스란히 우리 측이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의 계승 입장을 거듭 밝히는 등 '성의 표시'를 한 게 우리 측 기류변화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아베 총리는 26일 예정된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도 4월 초로 연기했다.
 
한일 양국과 공조를 펴야 하는 미국의 입장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다음 달 한일 순방을 앞두고 미국 측은 한일 양국의 관계 개선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양자회담이 아닌 미국이 참여한 3자회담 형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과거사 문제 등은 주된 논의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주로 북핵문제와 동북아 정세 등을 놓고 한·미·일 3국이 공조방안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미국은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3국의 공동입장을 이끌어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