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한일외교장관은 1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양자 회담을 열었으나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과 관련, '일본대사 복귀'와 '소녀상 해결 노력' 등 서로 상반된 입장 차이를 재확인했다고 전해졌다.

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이날 독일 본의 월드콘퍼런스센터에서 30여분 간 양자회담을 가졌으나, 막혔던 각급 레벨 소통채널 등을 복구했을 뿐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의 복귀 전망은 계속 불투명한 상태다.

주한 일본대사는 지난달 9일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본국으로 돌아간 바 있다.

외교부는 부산 소녀상이 한일 위안부 합의와 무관한 문제이며 외국 공관 앞 설치물이 국제 관습상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왔으나, 소녀상의 이전을 확약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든 입장이다.

회담에 배석한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일본 측 조치(대사 본국 소환)가 조기에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일본 측에 전했으나 일본 측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일본 측은 소녀상 설치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 측의 적극적인 노력을 요청했으며, 이날 회담에서 일본 대사의 복귀 시점에 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 한일외교장관 평행선…"일본대사 복귀해야" vs "소녀상 해결 노력"./사진=외교부 제공


양 장관 간의 냉랭한 전선은 이뿐만 아니다.

한국 측은 회담을 시작하기 전, 회담장 내에서 양 장관이 악수를 하면서 사진 촬영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일본 측이 이를 거절했다고 전해졌다.

보통의 양자회담은 양측 모두 발언가지 언론에 공개했지만, 이날 취재진은 회담장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회담장 밖에서 양 장관이 악수하는 장면만을 촬영했다.

또한 이날 회담에서 윤 장관은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일본교과서 제작 기준인 학습지도요령에 명기하려는 조치와 관련, 한국 측 항의의 뜻을 전하고 일본의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고 한다.

윤 장관과 기시다 외무상 사이의 이번 회담은 14번째로, 작년 10월 유엔 총회 이후 4개월 만이다.

양 장관은 한일관계에 최근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양국 정부가 신뢰를 바탕으로 한일관계를 긍정적으로 발전시켜야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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