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지휘권 발동…검찰의 범죄 은폐-조작 밝혀야
과감하게 액션 취해 나라 살리고 지지율 올릴 때
   
▲ 조우석 주필
최근 실시된 대선주자 여론조사가 충격이다. 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가 33%로 선두를 유지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20% 벽을 돌파해 22%로 약진했다. 

반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한자리 숫자로 떨어지는 기현상을 보였다. 황교안은 정확하게는 2%포인트 떨어진 9%다.  그동안 존재가치가 없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9%로 상승하면서 둘은 공동 3위를 기록했다. 황교안으로선 수모 아닌 수모를 당한 셈이다. 이게 이례적인 것은 불과 일주일 전과 비교해 너무도 판이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황교안이 대선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수층 결집으로 20% 지지율에 육박했던 게 불과 얼마 전이다. 반기문 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머니투데이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19.5%의 지지율을 기록해 당당 2위를 차지했다. 

   
▲ 황교안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태를 불러온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뒷면에 고영태 일당의 작당이 들어나면서다.지금 민심은 황교안 권한대행이 팔짱만 끼고 있지 말고 수사지휘권 등을 발동해 검찰의 범죄 은폐 내지 동조 여부를 밝혀달라고 요구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공동3위 추락의 원인은?

당시 황교안의 상승세에 밀려 안희정(16.6%)은 3위로 밀려났다.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보수층의 출마 요구가 커지면서 지지율은 더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사람들은 그걸 '황교안 현상'이라며 놀라워했다. 일주일 전 대박을 기록했던 태극기집회와 쌍끌이하면서 지금쯤 황교안 현상은 굳히기 국면에 들어갈 법도 했다. 

그러던 와중에 공동 3위 추락은 왜 일어난 것일까? 요 며칠 새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분위기 반전을 상징하는 게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의 공개다. 지상파 MBC, 종이신문 한경, 인터넷신문 미디어펜 그리고 1인 미디어 정규재TV의 활약으로 고영태 파일 2300여개 중 일부가 공개됐고, 결과는 충격이다.

최순실 사태란 고영태 일당의 기획폭로라는 게 드러나며 사건의 개념규정 자체가 바뀌고 있다. 파일이 보여주는 건 그동안 검찰이 설명해온 사건 개요와 크게 차이난다. 최순실이 고영태 노승일 류상영 등과 공모해 국고를 빼돌리고 국정을 혼란으로 몰았다는 게 검찰의 기소내용이었다.

그러나 녹음파일이 보여준 건 고영태 등이 기획폭로해 '최순실 게이트'를 터뜨렸으며, 그 결과로 박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대통령 탄핵의 자체도 차제에 다시 따져봐야 한다. 그걸 2월17일자 한경 사설은 "특검과 헌재가 광장의 여론에 영합해 서둘러 사건 종결에 몰두한다면 '의심의 산'만 높아진다"고 은유적으로 경고했다. 

백 번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난 일주일새 분위기 반전은 그 차원을 넘어선다. 사람들은 요즘 대통령 탄핵 사태의 근본을 꿰뚫어보기 시작했다. 즉 이번 사태는 한 탕 해먹자는 고영태 일당 기획폭로만도 아니고, 여기에 부화뇌동한 언론의 난(亂)이란 말도 부분적 진실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됐다. 

즉 이번 사태는 검찰-언론-노조-야당 등 '제도권 범털세력'이 합작한 초유의 내란 혹은 정치쿠데타에 가깝다. 그렇다면 왜 이번 사태의 키를 쥔 고영태와 이진동 등이 왜 수사 대상이 되지 않고 활개치고 다니고 있는가를 사람들은 묻기 시작했다. 야당은 얼마 전에 고영태를 "나라를 구한 의인"으로 떠받들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 16일 정규재TV, MBC를 통해 공개된 고영태 측근 녹음파일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에 포진된 고영태 네트워크가 재단 기금 횡령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관여하려 모의한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있다. /사진=MBC 영상 캡처

검찰-언론-노조-야당이 합작한 내란사태 

우파 시민단체에서 오늘 태극기 집회 때 고영태 이진동 체포조를 만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도 그런 판단 변화를 반영한다. 이제 시민들은  황교안이 직접 움직여주길 기대하는 차원에 도달했다. 탄기국은 17일 "대통령 권한대행, 법무부장관 권한대행은 즉시 수사지휘권, 검찰총장 지휘권을 발동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탄기국은 이날 성명에서 "MBC뉴스 및 정규재 TV 등에서 이미 남창(호빠) 고영태의 설계 및 공범 이진동 TV조선 특별취재부 부장 등의 역할이 고영태 일당의 녹음 파일을 통하여 상세하게 보도되었다"며 "최순실 게이트·최순실 국정농단이 아니라 K스포츠재단을 장악하기 위한 고영태 일당의 음모였음이 밝혀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안이 나서라는 주문이다. 수사지휘권 등을 발동해 검찰의 범죄 은폐 내지 동조 여부를 밝혀달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게 급박하게 변하고 있는데, 왜 황교안은 팔짱만 끼고 있느냐는 게 민심의 요체다. 아니 내란에 준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답게 움직여달라는 하소연이다.

필자인 나는 그런 충정에 공감한다. 만일 황교안이 지금처럼 상황 관리만 하고 있는 차원이라면 지지율은 더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알고 있다. 황교안은 사실상의 대권행보를 해왔다. 작년 말에는 국회에서 "전혀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가 얼마 전부터는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로 약간 말을 바꿨다. 

그걸 주위에선 출마 여지를 조금씩 넓혀가는 것으로 본다. 좋게 말하면 은인자중하면서 때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 움직일 때가 지금이다. 이 중차대한 국면에서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면, 권한대행으로 얹혀지내다가 지지율 하락은 물론,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 

경기고 시절 학도호국단장(지금의 학교회장)을 지냈던 그의 별명은 영감이었단다. 나이답지 않게 신중하고 바른 처신 때문이었다는데, 지금은 액션을 취할 때다.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 칼을 뽑을 때다. 영감이 아닌 용사가 요구되는 시점임을 그에게 환시시켜 드리려 한다. /조우석 주필  
[조우석]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