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쏟아부은 동대문디지털플라자 찾은 시민들 "어지럽고 길 잃고"

 
직선과 기둥이 존재하지 않는 3차원 비정형 건축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21일 새하얀 속살을 드러냈다.
 
내부를 공개한다는 소식에 이날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찾은 시민들은 독특한 외형에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내 길을 잃고 헤매는가 하면 유선형 구조에 창문마저 없다 보니 착시현상에 어지러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 사진출처=동대문디자인플라자 페이스북 캡처
 
방대한 크기만큼 익숙지 않은 내부 구조에 안내를 맡은 직원들마저 "~걸어가면 있어요"라고 안내하는 등 웃지 못할 장면도 목격됐다. 건물 구조에 비해 안내표지판이 너무 부족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서울시는 중구 을지로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건축비 4.212억원과 운영준비금 628억원 등 모두 4,840억원을 투입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지었다. 공사 기간만 5년에 준비기간까지 합치면 설계부터 준공까지 10여년이 걸렸다.
 
총면적 86574에 지하 3, 지상 4, 최고 높이 29m 규모로 지어진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알림터와 배움터, 살림터와 디자인장터,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등 크게 5개 공간으로 나뉜다.
 
내부 공간은 컨벤션과 신제품발표회, 콘서트와 국제회의, 전시회 등을 다양하게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개관 당일 서울시 관계자와 정치인, 지역주민과 관광객 등 각계각층 인사가 새롭게 문을 연 랜드마크를 보기 위해 몰려들면서 동대문상가 일대에 활기가 돌았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자 바닥과 천장 벽면을 모두 하얀색 페인트로 칠한 '둘레길'눈에 띄었다. 기둥이 없는 데다 유선형 구조인 이 통로는 약간의 경사를 유지하면 각 건물의 꼭대기 층까지 이어져 있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찾은 사람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거나 잠시 현대적 디자인의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둘레길을 따라 걸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이 얼마 못 가 '멀미난다'거나 '어지럽다'는 등의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유선형 구조로 설계한 둘레길의 바닥과 벽면 천장을 모두 하얀색으로 통일한 데다 창문이 하나도 없다 보니 착시효과가 일어난 것이다. 전시관 입구에서 안내를 맡고 있던 한 직원도 "며칠째 이곳(DDP)으로 출근하고 있지만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매번 어지러움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예술성을 강조하다 보니 일정하지 않은 구조 탓에 원하는 출구로 나가지 못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일행을 찾기 위해 통화를 하면서도 만날 곳을 쉽사리 정하지 못하고 지하철역 출입구에서 만나자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일산에서 친구와 함께 왔다는 노세레나(30·)씨는 "건물이 큰 데다 표지판에 안내된 동선도 구체적이지 않아 길을 헤맸다""친구와 만나기로 한 곳까지 다시 나오는 데 한참 걸렸다"고 멋쩍게 웃었다.
 
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개관을 맞아 이 건물을 설계한 '자하 하디드, 360''간송문화', '엔조 마리 디자인' 6개의 전시회를 기획했다. 각 전시회의 입장료는 2000~8000원으로 책정했다. 개관 기념으로 이달 말까지는 무료로 운영하고 다음 달부터는 입장료를 받을 예정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개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개관, 나도 가고 싶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개관, 서울 명소되겠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개관, 좋긴 한데 너무 복잡하네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