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분양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가운데 문을 여는 견본주택도 늘고 있다. 하지만 견본주택을 찾아 상세한 내용을 알고 싶어하는 예비청약자들이 확정되지 않은 분양가 등 부족한 정보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분양가와 청약일정 등 상세한 내용이 담겨있는 입주자모집공고가 견본주택 개관일 까지도 확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오산의 한 아파트 사업장은 지난 17일 견본주택 문을 열었지만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이 나지 않았다. 

당초 이 사업장은 견본주택 개관일 날 오후 늦게 입주자모집공고가 나올 것이라고 했지만 이날(20일 오전)까지도 오리무중 상태다. 

입주자모집공고는 통상 견본주택 개관 하루 전 또는 당일에 일간신문, 관할시·군, 분양 홈페이지 등을 통개 공개된다.

   
▲ 견본주택을 개관하고도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이 나지 않아 방문객들이 분양가 등 핵심내용을 안내 받지 못하는 단지들이 더러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10만여명이 집객한 '의왕 백운밸리 효성해린턴 플레이스' 견본주택 현장.


그러나 입주자모집공고가 나오지 않을 경우 분양가나 입주시기 등 관심 사항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 

실제 당시 현장을 방문해 만난 인근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기자에게 "분양가가 얼마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해당 시공사 관계자는 "서류 절차상의 문제"라며 "늦어도 내일(21)까지는 입주자모집공고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견본주택을 개관하고도 입주자모집공고가 공개되지 않은 사례는 더러 있었다. 

지난해 10월 경기 의왕시에 분양한 '의왕 백운밸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는 견본주택 개관 당시 약 10만여명에 육박하는 방문객들을 모아놓고도 입주자모집공고가 나오지 않아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7월 평균 청약률 100대 1을 기록한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아너힐즈'도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입주자모집공고가 나오지 않아 곤욕을 치렀다. 이 단지의 경우 당시 책정분양가가 너무 높다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판단에 따라 분양 보증이 보류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입주자모집공고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견본주택을 개관하는 것은 '알맹이' 없는 말 그대로 '홍보를 위한 홍보' 라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관심을 갖고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은 기운이 빠질 수 밖에 없다"며 "분양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러한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입주자모집공고 승인 문제로 분양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이 시장에 더욱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현재의 분양시장 분위기에서 분양을 연기할 경우 수요자들의 인식이 오히려 부정적일 수 있다"며 "견본주택을 계획된 일정에 개관하는 것도 수요자들과 신뢰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양호하게 하는 중요한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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