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3600가구가 넘는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입주물량이 서울 강동구 일대 주택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11·3대책 이후 주택시장이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일부 지역은 최근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강동구 일대는 고덕지구를 중심으로 약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 영향도 있지만 다른 곳과 달리 대단지인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가 입주에 들어가면서 시장에 물량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1일 KB국민은행 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고덕동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1㎡당 896만원(3.3㎡당 2957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12월 803만원(3.3㎡당 2650만원)으로 뚝 떨어진 뒤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아파트 매매 시세는 지난해 12월 크게 떨어진 이후 2월 현재까지 약보합세를 기록 중이다./자료=KB국민은행 부동산


고덕동 S중개업소 관계자는 "3600가구가 넘는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는 전세 매물이 만만치 않지만 수요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역전세난이 나타나고 있다"며 "떨어진 전셋값이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세입자 확보가 어려운 계약자들이 입주지정일(3월 5일)까지 내야 할 잔금마련을 위해 시세보다 싸게 내놓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다보니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59㎡(이하 전용면적) 매매가는 지난해 말 6억2500만원 수준에서 지금은 6억원 수준으로 2000만원 남짓 떨어진 상태다. 84㎡도 연말 7억원을 넘어 8억원선까지 육박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1500만 정도 하락했다.

H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로 나와 있는 84㎡ 중 10층 이하의 경우 6억8000만~6억9000만원대에 나온 매물도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덕역(지하철 5호선)과 가까운 3단지는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84㎡의 경우 7억원 중반대가 대부분이지만 1·2단지는 마음에 드는 동과 층수를 고르고도 7억원대 초반에 살 수 있는 매물이 아직 꽤 있다"고 설명했다.

   
▲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내에서도 지하철역과 가장 인접한 3단지는 소위 '급매물'이 소진된 상황이다./자료사진=네이버 지도


시세가 약보합 국면을 이어가면서 이를 매수 기회로 여기는 매수 대기자들도 나오고 있다.

B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원 입주권 매물이 아직 상당수 있다"며 "입주권 매물이 맘에 들 경우 전세로 계약해서 살다가 등기가 마무리되면 잔금을 내고 매매로 돌리겠다는 고객도 있다"고 귀띔했다.

S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분양한 '고덕 그라시움(고덕2단지 재건축)' 분양가보다 1억원 가량 저렴하다는 사실이 알려져서인지 최근 들어 매수문의가 늘고 있다"며 "입주가 일단락되면 인근 시세 수준을 회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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