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퇴장....KT 꺾은 수훈갑 LG 박래훈 "통합우승하고 군대 갈래요"

 
프로농구 창원 LG의 박래훈(25)이 펄펄 날았다.
 
LG는 2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박래훈의 소나기 3점포에 힘입어 63-58로 승리했다.
 
   
▲ 전창진 감독/뉴시스
 
박래훈(12점)은 전반에 단 1초도 뛰지 않았지만 후반에 결정적인 3점슛 4개로 LG 승리의 중심에 섰다. 3쿼터에서는 기세가 오른 KT에 일침을 가했고, 4쿼터에서는 전세를 뒤집는 결정적인 득점이었다.
 
박래훈은 51-53로 뒤지던 종료 6분4초 전에 역전 3점슛을 꽂았고, 이어 종료 5분11초에는 3점슛 1개를 더 꽂았다. 사실상 LG의 흐름으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박래훈은 "1쿼터에 페이스가 좋아서 점수 차가 많이 났는데 그걸 유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1차전 승리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LG는 정규리그에서 1위를 치른 덕에 6강 플레이오프가 열리는 동안 꿀맛 같은 휴식을 보낼 수 있었다. 김진 LG 감독은 "2주 동안 보인 박래훈의 슈팅 감각이 상당히 좋아보였다"고 했다.
 
박래훈은 "우리 팀은 (문)태종 형, (김)시래, (김)종규, 제퍼슨이 붙박이다.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항상 준비하고 있다"며 "내가 잘 해서라기보다 모두가 준비가 돼 있는 상황이었기에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우리 팀은 경쟁이라기보다 서로 누가 뛰든 잘하길 바라고 있다. 누가 나가든 뒤에서 열심히 응원을 한다. 경쟁 분위기는 크게 없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큰 변수는 전창진 KT 감독의 퇴장이었다. 이에 대해 "상황을 잘 보지 못해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전창진 감독님이 퇴장 당하는 순간, 동요하지 말고 우리가 할 것을 하자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프로 2년 차인 박래훈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군에 갈 예정이다. 상무에 지원해 현재 합격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박래훈은 "상무에 합격할지 모르겠지만 프로에서 2년밖에 안 됐는데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것을 해 봤다"며 "상무에 간다면 통합우승을 꼭 하고 가고 싶다. 의욕적으로 열심히 할 것이다"고 했다.
 
한편 전창진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체육관을 찾은 팬들과 TV를 통해 시청하신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끝까지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도 미안하다"고 했다.
 
전창진 감독은 이어 "인간인지라 감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내가 자제했어야 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부터 좋지 않아서 기분이 안 좋았는데 오늘 심판 콜에 대한 부분에서 순간적으로 참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창진 감독의 퇴장이 경기력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 부분이 있다. KT는 전 감독이 나간 이후에 오히려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LG를 압박했다. 3쿼터에는 48-47로 뒤집고 끝냈다.
 
전창진 감독은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잘 됐다"면서도 "박래훈의 3점슛이 들어간 게 뼈아팠다"고 평했다. "공격에서는 골밑에서 외곽으로 공이 나와야 하는데 골밑에서 고집한 부분이 있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