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23일 의총 앞두고 당안팎 반문개헌연대 군불…劉 빗장 '살짝' 풀어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당·대선주자 지지율 침체에 빠진 바른정당이 범(凡)보수 후보단일화와 반(反)문재인 연대 2개 진로를 둘러싼 당내 파열음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바른정당이 23일 개최할 의원총회에서는 김무성 의원의 개헌을 연결고리로 삼은 반문연대 구축 구상과 대선주자 유승민 의원발(發) 보수후보 단일화와 강력 충돌할 것으로 전망돼 분열 위기라는 우려까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또다른 주자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바른정당은 이미 모든 동지들이 머리를 맞대 국정농단 세력과의 연대는 없다고 결론지었다"며 "후보단일화를 포기할 수 없는 유 의원이라면 차라리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길 권한다"고 갈등을 전면 노출했다. 남경필 지사는 일찍이 반문 연정론을 내세우며 보수 단일화를 고수한 유 의원과 갈등을 있어왔지만, 결정적으로 최근 당내 개헌 추진이 본격화하면서 골이 깊어진 양상이다.

   
▲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겨냥한 연대 전략을 구상으로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대(對) 반문 세력으로 대선 구도가 형성돼야 승산이 있다고 주장하며, 연대 명분으로 개헌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당은 23일 저녁 개헌안 당론 확정을 위한 의총을 열어 개헌안과 대선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론 추인에 앞서 만들어진 개헌안은 직선 대통령은 외치, 국회 선출 총리는 내치를 맡는 이원집정부제(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골자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당론은 물론, 국민의당에서 1차적으로 발표한 개헌안과 궤를 같이한다.

김 의원은 더민주 비주류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한 차례 3자 회동을 갖고 분권형 개헌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혀 '군불떼기'에 들어간 바 있다.

개헌안이 김종인 전 대표의 구상과도 상당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측은 김 전 대표가 탈당해 제 3지대에서 세력을 형성하면 손을 잡는 상황을 기대하고 있다. 지지율 침체 속에서 당 자력만으로 대선을 치르기 어렵고,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당에 대한 관심을 끌어모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헌안 당론 확정과 함께 당이 현 지도부를 해체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 김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 바른정당 고문인 김무성 의원(가운데)이 지난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보수진영 대표주자로 자리잡기를 원하는 유 의원은 개헌만을 연결고리로 한 연대와 대선 전 개헌은 어렵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해왔다. 이념·가치관 간극이 큰 이들끼리 실현가능성이 낮은 개헌만을 고리로 연대한다면 정략적 행동으로 비춰질 것이라는 우려에 기인한다.

유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우선 후보를 결정하고, 한국당과 국민의당을 아우르는 당대 당 보수후보 단일화를 통해 가치 경쟁을 벌이자는 구상이다.

그는 탄핵 인용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 전날에도 "탄핵을 주도하고 탈당했던 우리 바른정당에 대해서 (인용 후) 국민들의 평가가 새로워 질 것"이라며 "그 때부터 저에 대한 인식이나 지지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때문에 유 의원 측에서는 당내 개헌 추진 움직임을 불편하게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특히 실현 가능성이 낮은 개헌을 화두로 던진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김·유 의원은 '따뜻한 보수·개혁적 보수'를 내걸고 새누리당 집단 탈당까지 이끈 두 구심점이다. 수주간 회자돼온 이른바 '김무성·오세훈 재등판론'은 일단 선택지에서 빠진 모양새로, 다급함이 배가된 가운데 이번 의총에서 양측이 정면 충돌한다면 당이 또 둘로 갈라진 분위기 속에서 대선을 감당해야 할 우려가 크다.

   
▲ 유승민(가운데) 바른정당 의원이 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다만 유 의원은 이날 오전 KBS전주방송총국에서 열린 전북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한국당이 더민주 후보와 1대1로 붙는 선거를 치르자"며 "국민의당도 내 마음 속에서는 (연대 대상에) 포함된다"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에만 한해 단일화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보다 완화된 견해를 밝힌 상태다.

반문연대를 위한 후보단일화에 대해서도 과거 DJP,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사례를 들어 '극과 극이더라도 연대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분권형 개헌에 대해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일축했고, 국민의당이 반대하는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반드시 조속히 설치한 뒤 이후 중국과 협상을 해 나가는 작전을 구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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