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성과 판가름 여부는 '전략'구사 역량
[미디어펜=백지현 기자]국내 금융권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이자수익 중심사업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해외로 눈을 돌려 성장발판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특히 시장 잠재력이 높고 금융 노하우 전수가 용이한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빠르게 현지 영업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 국내 금융권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이자수익 중심사업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해외로 눈을 돌려 미래 먹거리를 찾아 성장발판을 구축하기 위해서다./사진=백지현 기자


24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올해 핵심거점 지역의 영업확대를 위해 인도‧태국 등 동남아지역에 대한 M&A를 추진 중이다. 우선 소액금융과 저축은행, 할부금융 등 비은행업을 중심으로 고객을 확보한 후 M&A에 속도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베트남 신용카드 시장에도 진출한다. 직장인 신용대출과 부동산 담보대출‧방카슈랑스 등 다양한 여수신 상품을 연계한 종합금융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동남아를 집중 공략하는 이유는 은행업이 성숙되지 않은 만큼, 잠재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는 25개국, 252개로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해외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 가운데 192개 점포가 동남아에 집중돼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본점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현지화 할 계획”이라며 “부동산 담보 대출과 할부금융‧위비뱅크 등 신규 비즈니스 도입과 비대면 채널 활성화를 통해 리테일 영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은 현재 10% 수준인 해외 순이익 비중을 2025년까지 4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 금융벨트’를 더욱 견고히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 역시 ‘글로벌’과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미래전략을 밝힌 바 있다. 위성호 신한은행 내정자는 “글로벌과 디지털화를 경영의 축으로 삼겠다”고 밝혀 글로벌 영토확장을 예고했다.

이미 디지털 역량을 활용한 글로벌 영업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국내기업이 해외 현지에서 설립한 법인의 자금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글로벌 캐시 풀링(Cash Pooling)’를 선보인 것.

신한은행 관계자는 “20개국 150개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맞춤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며 “국내 은행들이 진출하지 못했던 글로벌 자금관리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글로벌‧디지털 역량을 집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24개국 142개 영업채널을 두고 있는 KEB하나은행도 2025년까지 글로벌 비중을 40%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동남아‧인도 등 잠재력이 높은 국가에 한해 지속적인 영업망 구축도 꾀할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그룹비전 달성을 위한 해외사업 다각화 추진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아울러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국내외 변화와 영향, 신흥시장 진출에 대한 리스크 점검을 철저히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이자수익 중심 사업에 한계에 달하면서 은행들도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면서도 “해외 금융시장 환경 역시 녹록치 않기 때문에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의 국내은행 해외점포 재무현황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3억1000만달러로 2015년(3억8000만달러)과 비교해 7000억달러 감소했다.

그는 “해외영업망 구축도 중요하지만 현지 상황에 맞춰 ‘어떤 전략을 구사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사업의 성과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