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투수' 류현진(27·LA 다저스)의 출발이 상쾌하다. 그는 쾌조의 출발을 보이면서 '2년차 징크스'에 대한 걱정을 날렸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시종일관 안정적인 피칭이었다. 87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55개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넣었고, 삼진 5개를 솎아냈다. 볼넷은 1개만을 내줬다.

 

류현진은 호투를 펼치면서 2년차 시즌 첫 등판에서 첫 승을 품에 안았다.

 

그를 향한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날려버리는 쾌투였다.

 

지난해 빅리그 무대를 밟은 류현진은 다저스의 3선발로 나서며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92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류현진이 올 시즌도 좋은 활약을 펼칠지에 물음표가 달렸다. 바로 '2년차 징크스' 때문이다.

 

'2년차 징크스'는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신인들이 2년차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생긴 말이다. 

 

데뷔 2년차에 접어든 선수들은 상대팀들의 분석이 데뷔 시즌보다 잘 되어있어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데뷔 시즌 성공으로 인한 자만심과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탓에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몇몇 외신들은 류현진이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들은 "비시즌 동안 류현진에 대한 분석이 이뤄진다면 두 번째 시즌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첫 등판에서 류현진은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기분좋게 출발, 우려를 날렸다.

 

이날 경기가 류현진에게 마냥 유리했던 환경은 아니다. 폴 골드슈미트, A.J.폴락, 아론 힐 등 천적이 즐비한 애리조나를 상대해야했다. 류현진이 약한 모습을 보인 낮경기였고, 경기장도 크리켓 전용 구장을 임시로 변경한 것이라 불편함이 있었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직구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를 섞어 던지며 애리조나 타선을 요리했다.

 

지난 시즌 큰 주목을 받은 위기관리 능력 또한 이날 빛을 발했다. 

 

3회말까지 큰 위기없이 호투를 펼치던 류현진은 4회 2루수 디 고든의 실책과 유격수 헨리 라미레스의 실책성 플레이가 잇따라 나오면서 1사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류현진은 침착했다. 마크 트럼보를 우익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한 류현진은 제라르도 파라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났다.

 

류현진은 지난 1월 미국으로 떠나면서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은 듣지 말아야한다. 첫 경기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빅리그 2년차'일 뿐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에서 7년을 뛴 선수다. 이 기간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해 국제대회 경험도 많다. 그런 류현진에게 '2년차 징크스'는 기우나 다름없어 보인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출발이 무척 상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