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바른정당이 출범 한달을 맞았지만 정당 지지율 6%, 당내 1위 대선주자 유승민 의원 지지율 2%를 기록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 낙마로 대선 전략 자체가 크게 흔들린 까닭이다.

유승민 의원이 보수후보 단일화 주장을 펴고 있고 이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강력 반발하면서 충돌하는 등 내분도 일고 있다. 이미 대선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바른정당 의원들은 심정적으로는 자유한국당으로 복귀 중이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 1월24일 창당 직후만 해도 지지율이 17%까지 치솟았던 바른정당이 지금 6석의 정의당과 4위 자리를 다투는 처지로 전락했다. 당내 대선후보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수개월째 지지율 3%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반 전 총장 영입을 위해 김무성 의원이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미 19대 대통령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여서 이를 번복하기도 쉽지 않다.

바른정당의 완벽한 전락은 반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시작됐다. 당초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대열에 동참한 것이나 새누리당에서 탈당해 창당한 모든 절차는 반 전 총장에 맞춘 플랫폼이었지만 ‘대선열차’는 역을 출발하지도 못한 채 멈춰섰다.

당에서 19대 대선에 출마 선언한 유승민 남경필 두 대선후보는 벌써부터 보수후보 단일화 문제에서 맞붙었다. 유승민 후보가 “보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한 반면 남경필 후보는 “보수 단일화하려면 당을 떠나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이제 새누리당이 없어서 못 간다”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당내 두 후보의 갈등마저 이목을 끌지 못하자 이번에는 김무성 의원(전 새누리당 대표)이 ‘큰집’ 격인 자유한국당 흔들기를 통해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

김무성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인명진 비대위원장과 송곳같은 설전을 벌였다. 김 의원은 인 위원장을 향해 “최순실 사태 초기에 자신에게 탈당하라고 했던 사람이 인 위원장이다. 인 목사는 야누스의 얼굴이다. 더 이상 성직자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고 교회로 돌아가기 바란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인 위원장은 “그분(김 의원)은 과거에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라고 했다가 배신했다”며 “나는 선한 야누스이고 잘못되게 변하는 사람은 나쁜 야누스”라고 강조했다.

   
▲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15일 여의도 한 호텔에서 만나 분권형 개헌에 뜻을 모았다./사진=연합뉴스


결국 바른정당의 대선 전략은 당 대 당의 연대나 후보 단일화를 꾀하는 방법 외에는 뽀족한 수가 없어보인다. 이 때문에 양대 후보 중 한명은 보수후보 단일화를 주장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개헌을 매개로 한 ‘빅 텐트’ 모색에 나섰지만 이마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이미 국민의당은 물론 자유한국당마저 대선 전 개헌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빅 텐트 구성에서 개헌은 매개체로서 동력을 잃었다. 자연스럽게 개헌론자로 분류되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탈당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 결과가 나온 이후 김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해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김무성 의원과 빅 텐트 구성에 나선다면 국민의당까지 합류하는 ‘비(非)문연대’도 예상해볼 수 있다. 이럴 경우 ‘문재인 대 반(反)패권주의’ 구도로 대선을 치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김종인 전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회동에 김무성 의원은 빠졌다. 지금으로서는 김종인 의원의 탈당 가능성보다 당에 남아 안희정 지사를 도울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급해진 김무성 의원은 연립정부 카드까지 빼든 상황이다. “정당간 연대를 넘어 연립정부를 세워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는 바른정당을 살리기 위한 긴박감이 묻어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바른정당을 살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 한편 한국당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때리기로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반등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 정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퇴임 이전부터 지지율 고공행진을 벌인 반기문 전 총장의 영입은 신당 창당과 그 성공을 꿈꾸기에 상당히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작이 범보수가 싸울 상대 유력주자와 한배를 탄 것이어서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이제 바른정당의 선택은 한국당 혹은 국민의당과 합류하는 2차 분당 외에는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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