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노무현-정몽준 연대명분 훨씬 약했다…최후 보수후보 필요"
"대통령-야당 소통 중요, 대연정 생각 안해…분권형 개헌 시기상조"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바른정당 대선주자 유승민 의원이 27일 자신이 내세운 보수후보단일화론이 여태껏 이뤄진 대선 국면의 선거연대·단일화보다 "훨씬 더 명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보수단일화론이 탄핵민심에 어긋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이 이번 대통령 탄핵,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있는 사람들에 대한 인적청산이 이뤄지고 한국당보다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기 때문에 배신이 아니다"고 반박한 뒤 이같은 취지로 말했다.

유 의원은 보수단일화 반대가 당론이라는 관측에 "당론은 아니다"고 못박았으며, "제가 한국당만 보수 단일화 대상으로 생각한 게 아니다. 국민의당도 있고 그 당에 충분히 보수적인 정치인들이 계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보 정권이 정권을 잡은 것은 딱 두번 있다.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이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반대편에 있던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연대·단일화한 것으로 보수단일화보다는 훨씬 명분이 약하다"고 주장했다. "2002년 노무현,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는 한 분은 재벌그룹 회장이고 한분은 진보였다. 두 사례는 극과 극이 모였는데 보수후보 단일화는 이보다 훨씬 명분이 있다"고도 했다.

   
▲ 바른정당 대선주자 유승민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유 의원은 "3당이 각자 후보를 내세워 강력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대선을 치른다는 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으며, 막판에 보수후보 단일화 여론이 있을 것이다. 결국 누가 최후의 보수후보냐(가 중요하다)"고 지론을 폈다.

스스로 보수후보임을 강조하는 게 이번 대선이 아닌 정권교체 후 보수진영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냐는 물음에는 "뭘 지금 그런걸 다 생각하겠나. 이후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든지 그런 생각은 제 머리 속에 조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웃으며 받아 넘겼다.

연립정부론에 대해서는 "대통령중심제에서는 야당들과의 협치, 소통, 공감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연정보다는 대통령 되신 분과 야당들의 법안처리, 예산 통과, 정책 실현 등의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단순히 연정이 중요하다 하는 건 내각제 발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씀한 대연정 같은 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 개헌에 대해서도 "국회의원 다수는 지지하는 게 사실이나, 국민들 생각은 그렇지 않다"며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고 경제 선진국 수준으로 갈 때까지는 4년 중임 대통령제가 좋다고 생각한다. 그 조건이 충족된 뒤 유럽처럼 순수 내각제로 가야 한다"고 현 시점에서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특히 이원집정부제를 "최악의 정치형태"라고 비판하며 "사드만 봐도, 한중관계에서 안보문제인 동시에 경제문제 아니냐. 이 시대에 외교안보를 담당하는 대통령을 국민이 따로 뽑고, 또 국회에서 내치 총리를 따로 뽑는 건 매우 비효율적이다. 그렇게 해서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원집정부제를 목표로 한 개헌이 당론 아니냐는 시각에는 "그런 안을 가지고 '개헌을 추진해보겠다, 협상해보겠다'는 게 당 입장"이라며 "개헌을 고리로 타 정치세력과 연대에 노력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길래 '해보시라'하고 동의는 했다. 그러나 국회의원 각자 소신을 갖고 투표할 때 이원집정부제가 안으로 올라오면 과연 (의원 정족수) 3분의2가 찬성할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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