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주대준 당협위원장과 "개성공단이 왜 실패냐" 이견도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대선주자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28일 현재 폐쇄된 개성공단 등 북한을 상대로 한 경제협력 정책을 두고 이견을 노출했다.

유승민 의원실 주최로 이날 오전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제의 길을 묻다' 토론회 도중 정운찬 전 총리는 좌장을 맡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경제 회생 방안'을 묻자 "북한을 우리의 경제 돌파구로 생각해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정 전 총리는 "우리를 둘러싼 4대 강국을 모두 '스트롱맨'이 주도하고 있다. 국가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하고 있어 (경제 교류의) 길이 막혔다"면서 "북한을 설득해 교역도 하고, 북한 내부에 투자도 하고, 서북쪽 압록강 하구와 동북쪽 두만강 하구에 남한, 북한, 중국, 러시아가 참여하는 자유무역도시를 만들어 경제적 도움도 받고 통일의 기운이 싹트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유승민의원실이 주최한 '한국경제의 길을 묻다' 토론회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어진 토론에서 유 의원은 "북한과의 대화, 자유기업도시같은 건 장기적으로는 옳지만"이라고 운을 뗀 뒤 "당장은 핵·미사일이나 자기 형과 고모부를 저렇게 처형하는 김정은을 상대로 다음 정부 초에서 하는 것 보다는 결국 김정은을 어떻게 압박하고 길들일지에 우리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토론회 말미에는 참관자 중에서 주대준 바른정당 원외당협위원장(서울 광명을)이 "압록강과 두만강 일대 자유무역지역을 만든다고 했는데, 이미 우리는 개성공단을 실패한 경험이 있지 않나"라며 "북한 안에 들어가는 건 옳지 않다고 보는데 대안을 말해달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 전 총리는 "북한이 한국경제에 이제 몇개 안 되는 돌파구라는 제 소신에 변함이 없다"며 "개성공단이 왜 실패했나. 실패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면서도 "(자유무역지역을) 당장 하자는 게 아니고 될 수 있으면 빨리 하자는 것"이라고 한 발 무른 뒤 "신의주 원산 등 공단을 많이 만들어서 소위 성분 좋은 사람들이 많이 와 일하면서 '이게 통일이구나' 생각했으면 한다"고 북한 역내 경제교류론을 고수했다.

정 전 총리는 중국 산둥반도와 서해안, 부산과 일본을 잇는 해저터널 건설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유 의원은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이것(서해안)도 북한과 어느 정도 걸린 문제같다"며 "북한은 일단 다음 정부 초반에 국제 공조를 통해 강력히 제재한 다음 여러가지로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좋겠다"고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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