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오남용…국회부터 80년대식 수구적 사고 벗어나야"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2일 국회 본회의 자유발언을 통해 민주노총·전교조의 '올바른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채택 방해 행위를 "국가권력이 아닌 민간에 의한 민간의 기본권 침해이자 자유의 억압"이라고 성토했다.

전희경 의원은 이날 오후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 마지막 순서로 나서 "권위주의를 벗어나 민주화를 이룩한 대한민국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명실상부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자리잡았는데 지금의 우리는 어떤가"라고 반문한 뒤 이같이 말했다.

   
▲ 자료사진=전희경의원실 제공


전 의원은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은 어디까지나 학교 내 자율적 선택사항이고 결코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연구학교 추진에 반대할 자유는 있어도 학교의 선택을 '가로막을' 자유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주먹을 뻗을 자유는 타인의 턱 앞에서 멈춰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월 정부가 연구학교 방침을 밝히자 학교 곳곳에서 실력행사가 일어났다. 민노총과 전교조를 비롯한 좌파단체들이 신청한 학교 앞을 찾아가 시위하고 집회를 했다. 항의전화를 하라며 (페이스북으로) 전화번호를 공개하거나, 직접 학교를 찾아가 협박한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이 내세운 명분은 민주주의였는데 정부와 국가가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반대하고, 국민의 명령이다, 민심을 따르라, 그것이 곧 민주주의다 하는 그릇된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라며 "민주주의를 오독한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특히 국회를 겨냥 "우리 국회는 그 중에서도 가장 민주주의를 오·남용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 여전히 80년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인기영합형 입법 만능주의에 사로잡혔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급기야 입법폭주, 입법부의 횡포, 입법독재라는 말이 세간에 정설로 떠돌고 있다. 힘겹게 쌓아올린 걸 무너뜨리는게 마치 대단한 정의인 양 외치고 있다"고 전면 비판한 뒤 "민주주의를 오독·오용하는 패착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본회의 산회 선포 이후 실시된 5분 자유발언 마지막 순서로 나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그러면서 미국의 종말단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한반도 배치를 예로 들어 "안보문제를 두고 광장 민심에 묻겠다는 건 무책임의 소산"이라고 짚고 넘어가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권위주의와 산업화 시대를 되돌아봤듯 우리가 절대선, 절대가치라고 신봉하는 민주주의의 본질에 대해서도 이제 성숙하게 되돌아봐야 한다"며 "사회를 강자와 약자로 (둘로) 재단하고, 강자로 낙인찍은 사람들에 대해 민심을 힘에 업고 법을 비틀어 외면하는 건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이들도 국민이다"고 좌파진영을 비판했다.

또한 "우리가 갈 길이 아주 먼 나라, 불의와 부정한 세계에 살고 있는 것처럼 매도해서도 안 된다"며 "과연 우리 사회의 수구는 누구인가. 아직도 80년대 갇혀 사는 이들은 누구인가"라고 거듭 반문한 뒤 "국회부터 이것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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