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주변 사람 많지않아"…'장시호 복덩이' 질문에는 긍정
"법무부 파견검사 8명 잔류, 공소유지활동 전력…내주 상당히 바빠질듯"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지난달 28일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수사기한이 종료된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가 3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등과 관련 "세기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단단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박영수 특검은 이날 기자단과 가진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저희가 수사에서 이제 손을 뗐지만 앞으로 재판이 남았다. 수사 못지않게 재판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특검은 수사 종료일 이재용 부회장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뇌물공여·재산 국외도피 및 은닉·횡령·위증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최지성 삼성 부회장과 장충기·박상진 사장, 황성수 전무도 뇌물공여 공모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박 특검은 "마침 법무부에서 자기들도 일하기 바쁜데 검사들을 8명이나 잔류시켜줘서 그 검사와 특검보, 변호사 특별수사관들이 힘을 합쳐 공소 유지 활동에 전력을 기울일 생각"이라며 "내주부터는 상당히 바쁘게 돌아가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그는 블랙리스트 의혹 재판에 대해 "팩트 확정이 쉽게 된다면 법리 판단의 문제라서, 오히려 삼성보다 재판이 쉬울 것 같다"며 "삼성 재판은 아마 재밌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자료사진=연합뉴스

특히 삼성 재판에 대해 "큰 두가지 고리가 있는데, 하나는 대통령과의 친분을 판 국정농단이고 한 고리는 정경유착"이라며 "자꾸 이걸 삼성이나 기업들이 기업의 (재단 자금) 출연 행위를 의외로 축소해서 보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는 그렇게 안 봤다"고 주장했다. 

'특검에서 수사를 다 하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다른 재벌 대기업을 못해서 그렇지 삼성 부분은 특검에서 충분히 했다"며 "나중에 재판 과정을 보면 (알텐데) 엄청나게 했다"고 답변했다.

박 특검은 앞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수사에 대해서는 "블랙리스트 수사가 끝나자마자 착수했다. 내사 기간은 굉장히 길다"며 "사실 영장을 재청구하면 100% 나왔을 것인데 시간이 없어서 재청구를 못했다. 법원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없다보니 불구속 기소를 안하고 (검찰로) 넘겼다"고 말했다.

최순실에 대해서는 "주변에 사람이 많지는 않다. 폭넓게 사람이 있었다면 인사농단 등은 없었을 것이다. 대통령과 너무 가까웠고 사람이 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국민 앞에 죄가 어떻든 '제 불찰로 이렇게 잘못했다' 사죄하는 게 좋았을 텐데 자꾸 안 하니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구속기소)가 특검팀과 가까워져 '복덩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에 관해서는 수긍하면서도, "우리의 심증을 굳혀 줄 수 있는 진술을 많이 했지만 범죄사실 입증에 결정적인 건 많지는 않았다"며 "100% 믿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어방용 수사지원단장은 "장시호는 수사 대상 범위를 넘어서서 우리가 대우한 적은 없다. 철저히 수사대상자로서의 위치는 벗어난 적 없다"고 강조를 거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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