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 제공과 관련, 중국 측의 롯데그룹에 대한 보복 조치가 저마 현실화되면서 중국에 진출한 다른 한국 기업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롯데그룹처럼 자신들에게도 튀고, 한국과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 내 여론이 악화돼 사업에 타격받을 것을 우려하며 재계 역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 중국 사드 보복 논란.

롯데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롯데가 주한미군 사드 부지를 제공키로 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롯데그룹 계열 사업장들은 중국 측의 보복 가능성에 걱정거리가 늘고 있다.

중국이 사드 한반도 배치에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보였음에도 롯데가 부지 제공을 승인함으로써 8조 원에 달하는 롯데그룹의 각종 사업·프로젝트가 영향을 받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현재 톈진, 선양, 웨이하이, 청두 등지에서 백화점 5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롯데마트 99개, 슈퍼마켓 16개를 갖고 있다.

여기에 오는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쓰촨성 성도인 청두에 연면적 57만㎡ 규모의 복합상업단지 '롯데월드 청두'를 짓고 있다. 랴오닝성 선양에선 테마파크(선양 롯데월드)·쇼핑몰·호텔·아파트 등을 집중시켜 '롯데타운'을 건설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영화관도 12개 점, 90여 개 상영관을 운영하고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등의 24개 계열사가 중국에 생산기지를 세웠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사업장들로서는 이렇다할 만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관광업계에서도 사드 배치 추진과 관련된 중국의 강도 높은 사드 보복 조치에 우려가 커지고 있긴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가 자국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업계는 '한국 여행 금지령'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아직 막연하지만 규제 여파가 본격적으로 미치면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뾰족한 대책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는 매장이 평소처럼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지만, 중국인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들은 앞으로 매출이 떨어질 수 있는데다, 특히 중국인 단체관광객 비중이 높은 신규면세점들의 상황은 점차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쇄신 나선 삼성, '계열사 자율경영' 대전환 주목

삼성그룹이 1일부터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미래전략실이 전날 해체됨에 따라 60개 계열사는 각각 이사회를 중심으로 독자경영에 나서게 된다.

삼성전자·생명·물산 등 3대 주력 계열사가 '대관 업무'를 제외한 미전실의 다른 기능을 승계한다고 하지만, 재계는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존재했던 종전과는 달리 예상치 못한 업무상 공백이나 혼란 등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삼성그룹 이름으로 관리되던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은 모두 폐지됐다. 그룹 차원의 사회공헌활동도 사라진다. 이에 삼성 계열사들은 그동안 그룹의 우산 아래에서 누렸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삼성은 3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유관 계열사들이 함께 주요 사안을 조정하는 방식의 자율경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한이 계열사로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미전실이 주도했던 그룹 사장단 회의와 연말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간부 승격자 교육, 신입사원 연수 등의 행사도 모두 사라진다. 그룹 신입사원 공채는 올해 상반기를 마지막으로 계열사별 공채로 전환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삼성 계열사들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돌아가다 보면 단기 실적에 쫓겨 중장기 사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펜=김세헌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