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트랙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에서 고인 기려

판타지스타 어린왕자 이승환(49)이 4년만에 앨범을 발표하며 가요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승환은 1990년 대 초반을 풍미한 대표적인 가수다. 이승환 하면 '천일동안', '덩크슛',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가족', '당부' 등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명곡들이 떠오른다.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tvN '응답하라 1994'에 '다만', '천일동안' 등 그의 과거 히트곡들이 수없이 삽입됐다.

   
가수 이승환/뉴시스

이승환은 "1997년부터 꾸준히 내리막 길이다. 10집 '드리마이저(Dreamizer)' 이후에 26일 발표한 정규 11집 '폴 투 플라이(Fall to Fly)-전(前)'은 그래서 '배수의 진'을 친 앨범"이라며 "뭔가 개인적인 상황과 맞물려 비상하고 싶다는 희망적인 메시지와 함께 사회적인 메시지도 담았다"고 말했다.

이승환과 그의 작곡 콤비 황성제(39)가 협업한 앨범 제목과 동명인 첫 트랙은 앨범을 함축했다. 작곡 시간이 3분밖에 걸리지 않은 이 곡은 모던 록 계열이지만 아날로그적 정서와 일렉트로닉 접근법을 오간다.

이승환이 직접 쓴 노랫말에는 '과연 당신과 내가 꾸고 있는 이 꿈이 실현될 수 있을까'라은 메시지를 녹였다.

타이틀곡은 쉬운 멜로디의 '너에게만 반응해'다. 역시 이승환과 황성제가 협업했고 프로듀서 돈 스파이크(37)가 편곡에 참여했다. 이승환이 발굴한 가수로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약 중인 이소은(32)이 피처링했다.

콘서트에서 불렀던 레퍼토리로 본래 다소 야한 곡이 순수한 곡으로 재탄생했다. 뮤직비디오에는 온라인에서 이승환과 닮은꼴로 회자됐던 한류그룹 '비스트' 멤버 용준형(25)과 탤런트 이세영(22)이 출연했다.

앨범 타이틀에 '전(前)'이 들어가있는만큼 11집은 2CD로 구성된다. 하반기 중 후(後)를 발표한다.  이승환은 "음악인들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사람들이고, 그 때문에 더 많은 곡을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며 "자존심과 사명감이 어우러지는 느낌으로 이번 앨범을 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앨범의 마지막 트랙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는 그간 공들인 앨범의 음악적인 논의를 묻고 있는 곡이다. 자신이 깊이 있는 가사를 쓰지 못해 도 시인에게 작사를 맡겼다는 이 곡은 노무현(1946~2009) 전 대통령을 기리는 곡이다.

지난해 노 전 대통령 4주기 추모문화제에서 공연하기도 한 이승환은 고인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정말 (정치에) 관심이 없다. 그런데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처럼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요즘 분위기가 웃기더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교만하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좋고 싫음에 대해서는 이야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사람을 이야기하는 노래다. 선동적인 것은 없다. 트리튜브로 할 말을 하는 것이다"

이승환은 11집 발매를 기념해 28, 2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이승환옹 특별 회고전+11'이라는 타이틀로 콘서트를 연다. [미디어펜=장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