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당첨 되면 연락 주세요" 

지난 3일 문을 연 동양건설산업의 '평택 고덕 동양 파라곤' 견본주택 앞. 일명 '떳다방'으로 불리는 이동식중개업소(천막) 안에 있던 중개업자들이 기자에게 연락처를 물어왔다. 청약자로 알고 질문을 한 것이다.   

'떳다방'은 분양시장 호황 속에 이른바, '잘되는 단지' 견본주택에는 어김없이 나타나기 때문에 과열을 부추기는 주범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해 나온 11·3 대책으로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전매가 사실상 금지되면서 '떳다방'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어진 상황이다.

조정대상역은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과천·하남·남양주·고양·성남(공공택지 제외), 부산 5개 지역, 세종시 등이다. 이 지역에서는 분양권 전매가 서울의 경우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 제한되는 등 규제가 강화됐다.

   
▲ 지난 3일 문을 연 고덕 동양 파라곤 견본주택 인근에 걸려 있는 현수막. 일부 이동식중개업소(일명 떳따방)들이 몰려와 분양권 불법 전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대책 미적용 지역은 분양권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불법 분양권 거래를 부추기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 그 중에서도 평택 고덕신도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산업단지 입지라는 호재를 이용해 떳다방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8일 평택 비전동 P중개업소 관계자는 "100여곳이 넘는 중개업소들이 평택으로 왔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사실상 수도권의 마지막 신도시인데다 대책 미적용 지역으로 투기세력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정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벌써부터 분양권 문의를 하는 전화가 많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불법전매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불법전매로 인한 피해는 결국 실수요자의 몫으로 돌아간다는데 문제가 있다.

현지에서 영업중인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떳다방 업자들 사이에서 분양권 웃돈(프리미엄)을 3000만원선으로 하자는 움직임도 있다는 것. 

비전동 P중개업소 관계자는 "고덕신도시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업자들이 분양권 웃돈 가격을 크게 올린 상태"라며 "현재의 시장상황을 고려하면 해볼만한 장사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투기세력으로 인해 당첨 가능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고, 때에 따라서는 웃돈까지 얹어 분양권을 사야할 판"이라며 "주택시장 분위기와 고덕신도시 입지 등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투자를 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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