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KEB하나은행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인사청탁으로 임원이 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이상화 글로벌영업2본부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전날 저녁 KEB하나은행 함영주 행장을 만나 인사청탁과 관련된 사태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은행 측은 이날 사표를 수리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7일 이 본부장을 면직시킨 바 있다. KEB하나은행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이 본부장의 징계수위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이 본부장이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사표를 수리했다.

이 본부장이 애초 해명과는 달리 최순실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특검 조사 결과 드러났고, 이에 따라 리더십에서도 상처가 나 정상적인 본부장직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특히 이 본부장이 은행에 심각한 이미지 실추를 가져왔고,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특검에 소환되는 등 조직에 누가됐다고 판단했다.

노조의 반발도 격했다. 하나은행 노동조합은 7일 이상화 본부장의 파면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사측을 강하게 압박했다.

노조는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되면서 깨끗한 은행의 이미지가 실추됐고 특혜승진 논란으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허탈하게 했다면서 해당 임원을 즉각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독일법인장으로 근무할 때 최 씨의 부동산 구매 등 현지 생활을 돕고 최 씨의 딸 정유라 씨가 특혜 대출을 받도록 힘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하나은행 독일법인장으로 근무하면서 정씨에게 신용보증서(LC)를 발급받는 방식으로 36만유로(약 4억5000만원)의 외화대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작년 1월 독일에서 귀국해 주요 지점인 삼성타운지점장으로 발령받았고 이후 한 달 만에 신설된 글로벌영업2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정기인사도 아니고 기존에 있던 글로벌영업본부를 둘로 쪼개면서 생긴 자리여서 특혜논란이 일었다.

박영수 특검팀은 앞서 최 씨가 박 대통령을 매개로 이 본부장의 승진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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