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작년 부동산신탁회사 순익이 급증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원장 진웅섭)은 ‘2016년 부동산신탁회사 영업실적(잠정)’을 발표하면서 작년 저금리 기조와 주택분양시장 호조에 힘입어 부동산신탁회사의 순이익이 70% 넘게 급증했다고 9일 밝혔다.

세부 내용을 보면 작년 11개 부동산신탁회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7% 증가한 39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최대치이며 11개사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부동산신탁사의 순이익은 최근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1132억원에서 2013년 1223억원, 2014년 1481억원을 기록하더니 2015년에는 2222억원 등으로 늘어났다.

영업이익 또한 786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271억원(40.6%) 증가했다. 토지신탁 수탁고가 47조100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0% 넘게 늘어났고, 차입형·관리형 토지신탁보수를 중심으로 신탁보수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분양대금 수납·관리, 공사비 지급 등 자금 관리 업무를 대리 수행해 얻은 부수 업무수익 또한 1년 새 68.6%나 늘었다. 영업외수익은 331억원을 기록해 26억원 손실을 냈던 전년도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단, 영업외수익 증가는 하나자산신탁이 작년 5월 하나자산운용 지분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발생한 403억원 수익의 영향이 컸다. 이 금액을 제외할 경우 영업외손실은 70억원 발생한다.

임직원 수와 판관비가 증가하면서 영업비용은 전년보다 530억원(20.2%) 증가한 3160억원을 기록했으며, 부동산신탁사의 총자산은 2조 7738억원으로 전년보다 36.9% 증가했다(작년 말 기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평균 869.7%를 기록해 전년말 대비 205.5%p 작아졌다. 단,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150%는 넘어섰다. 필요유지 자기자본 요건인 70억원 역시 11개사 모두 충족했다.

작년 말 기준 부동산신탁사들의 수탁고는 155조 900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1.8% 늘었다. 관리형 토지신탁, 담보신탁, 차입형 토지신탁 증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입형 토지신탁 보수가 2660억원(33.8%)이나 됐다.

전반적으로 부동산신탁사들의 실적이 개선됐지만 내실을 보면 차입형 토지신탁보수의 비중이 늘고 있어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부동산 경기나 금융시장의 상황이 악화되면 위험부담이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신탁회사의 차입형토지신탁 증가 추이와 주택분양시장 동향 등 리스크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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