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시중은행들이 작년 한 해 부실채권을 5조원 이상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원장 진웅섭)은 9일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을 발표해 작년 말 현재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가 24조 6000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5조 4000억원 줄었다고 밝혔다.

   
▲ 사진=미디어펜


이와 같은 결과는 시중은행들이 기업 구조조정, 금리 인상 등에 대비해 리스크관리를 강화한 결과다. 전체 여신 가운데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1.42%로 0.38%p 떨어졌다.

세부 내용을 보면 기업 부실채권이 22조 8000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92.7%를 독식했다. 가계부실채권은 1조 7000억원, 신용카드 부실채권은 2000억원 규모였다.

은행권 부실채권비율이 낮아진 것은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이 줄어든 가운데 부실채권 정리 규모가 늘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면서 한도 축소, 위험대출 취급 거절 등으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줄였다"면서 "특수은행은 2015년에 부실을 선제적으로 털어낸 데 따른 기저효과로 지난해 부실채권 규모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작년 한 해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25조 2000억원으로 2015년보다 2조 9000억원 줄었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이 22조 3000억원으로 2조 6000억원 감소했고 가계여신 신규부실은 2조 3000억원으로 5000억원 줄었다.

한편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30조 400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무려 8조 1000억원 늘었다. 정리방법으로는 대손상각이 9조 8000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으며 담보처분에 의한 회수(8조 3000억원), 매각(4조 7000억원), 여신정상화(3조 5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2.06%로 0.50%p 낮아졌지만 2012년 말의 1.6%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지적된다. 조선업(11.20%), 해운업(5.77%), 철강제조업(4.09%) 등 일부 업종의 부실채권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가계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0.28%로 0.07%p 떨어졌다. 2012년 말 0.69%, 2013년 말 0.60%, 2014년 말 0.49% 등 꾸준한 감소 추세다.

은행별로 보면 조선업 구조조정 기업의 여신을 집중적으로 안고 있는 수출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4.52%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은행과 농협이 각각 3.56%, 1.36%로 뒤를 이었다.

다른 시중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은 우리(0.98%), KEB하나(0.84%), 국민(0.74%), 신한(0.65%) 등 1%를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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