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의 대선 승리와 재역전 가능성 여전
북핵 선제타격, 태극기의 정치세력화도 변수
   
▲ 조우석 주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에 비통함과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 헌법적 절차이기 때문에 승복하라는 논리에도 동의할 수 없다. …(그건) 민중혁명에 의한 법치의 패배이며,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대한민국 국가 정체성의 훼손이다."

섣부른 신문 사설이나 칼럼보다 설득력 있었던 게 시민단체 자수연(자유민주주의수호시민연대)의 성명서다. 내 입장은 탄핵 당일 발표된 그 성명서에서 한 줄 더하고 뺄 것도 없이 일치하는데, 사실 헌재 결정에 승복하네 마네의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의 합당한 문제제기-항의까지 모두 그만 둘 수야 없지 않을까? 왜 헌재가 문제인가? 

헌재가 여론재판하는 곳인가?

이번 결정은 현직 대통령을 서둘러 내쫓으려는 국회 발(發) 쿠데타를 법률로 추인한 행위에 불과했고, 그래서 국회의 정치적 시녀라는 말을 들어 마땅하다. 내용 상으로도 그랬다. 재판과정은 촛불 민심에 등 떠밀린 거대한 여론재판의 소극(笑劇)에 다름 아니었다.

헌재가 이 정도 수준이고, 헌법적 독립성에 중차대한 문제를 노출했다면 다음 대선 주자 중 올바른 말을 하는 이가 몇 명은 등장해야 옳다. 1987년 개헌 때 만들어진 지금의 헌재 체제를 폐지하고, 대법원에 통합시켜 운용한다는 공약도 나와야 정상이다. 유권자들로부터 엄청난 지지를 받을 것임을 자신한다. 당장 독자들과 나의 걱정은 향후의 음울한 전망 때문이다.

   
▲ 10일 오전 안국역 인근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가 열리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최순실 게이트를 합작한 3대 악의 축인 국회-검찰-언론이 앞으로 더 이 나라를 말아 먹으려들 것을 우리는 걱정한다. 거짓에 편승해온 세력인 중앙일보-jtbc의 홍석현-손석희를 포함한 '가짜 언론인 무리'가 더 날뛰는 흉한 꼴도 자주 보게 되는 상황도 심히 역겹다. 

이들이 공권력의 이름 아래 장난치고, 최후의 승리자로 포장될 경우 대한민국 앞에는 설마 설마해왔던 지옥의 문이 활짝 열린다. 당장 2개월 뒤 문재인-안희정 류의 좌익세력 집권시에 대재앙은 현실이다. 큰 그림은 이렇다. 평화 타령 속에 사드 배치마저 거부하는 기현상이 생기고, 분분한 경제민주화 구호와 반 기업심리 속에 경제는 마냥 추락한다.

정말 걱정인 '국가 자살'의 게임

정치적 음모도 현실화된다. 탄핵 기획세력 중 바른정당, 국민의당, 자유한국당의 일부 등이 추진하는 이른바 분권형 대통령제가 꽃 피우는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이 화근이라며 대통령 권한을 반토막내면서 국회독재의 영구화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국민들은 이런 미친 짓에 박수칠 것이다. 조작된 여론에 놀아나는 그들은 지구촌에 유례없는 정치경제적 좌편향이 무슨 정의요, 민주주의라고 착각한다. 대통령 탄핵 성공으로 한국형 명예혁명을 완성했다며 입이 찢어진 채 기꺼이 지옥의 문으로 걸어들어갈 것이다. 지난해 말 이후 촛불 집회에 경고했던 것은 이 최악의 시나리오 때문이었다. 

그래서 참다못한 태극기 민심이 드디어 폭발했는데, 반면 반역세력은 보이는 게 없다. 애국자 박근혜 대통령을 쫓아내면서 승리의 피맛까지 봤으니 앞으로 마구 내달릴 것이다. 그럼 대한민국은 끝장나는 것일까? 그렇다. 그게 종종 지적해온 '국가 자살'의 게임이다.

지금 상태라면 되돌리기 힘들 정도인데, 단 변수가 세 가지 있다. 그것도 희망적 변수라서 오늘 강조하고 싶다. 어쩌면 한반도 주변상황이 우리의 자살골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고, 또 대한민국 구성원들의 시민적 각성 여부에 따라 놀라운 제3의 상황 변화도 가능하다는 게 오늘 얘기의 골자다. 당장 예측 가능한 세 가지 변수는 이렇다.

첫째 대선에서 보수진영 후보가 승리하는 경우, 즉 대역전의 드라마가 여전히 가능하다. 물론 쉽지 않다. 그러나 한국 상황에서 2개월이란 대선 기간은 예측 못했던 무슨 일이 일어나도 여럿 일어날 시간인데 우선 멈칫거리는 황교안이 뛰어드는 건 누구나 예상 가능하다.

   
▲ 헌법재판소는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선고에서 8인 전원일치 인용으로 대통령 파면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결잔을 내렸다. 사진은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사진=연합뉴스

황교안-홍준표-김진태-남재준-김평우, 모두 나와라

여기에 한국의 두테르테 홍준표가 가세하며, 태극기 집회에서 지명도를 높인 애국감자 김진태가 경선하는 그림을 그려보라. 다크호스도 볼만한데, 그가 육군 참모총장 출신의 전 국정원장 남재준이다. 그가 출정식을 서두르고 있고, 여기에 애국변호사 김평우 등의 등장이라면 문재인-안희정에 맞서 싸워볼 수 있다. 

둘째 북핵 선제타격이다. 미군에 의한 북핵 선제타격이야말로 한반도 안정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또 임박한 군사 시나리오가 아니던가? 상황이 그러한데도 하느냐 마느냐, 한다면 언제인가를 마치 방관자인양 예측하며 몸을 사리는 것 자체가 한국의 패배주의적 상황이다. 

북핵 선제타격이야말로 국방을 위주(外注)준 채 정치싸움에 날 새는 한국사회 각성을 위한 최후의 처방일 수도 있다. 암덩어리 종북좌파를 쓸어 버리고, 가짜 평화론에 취해 사는 정치인을 각성시킬 수 있는 빅 카드이기도 하다. 헌재의 탄핵 인용 이후 체제변혁-민중혁명으로 줄달음질 칠 한국의 위험한 상황이 트럼프의 결심을 굳힌다는 전망도 확실하다.

셋째 고양될대로 고양된 태극기 에너지의 활용 여부에 따라 대한민국이 극적으로 되살아날 수도 있다고 나는 본다. 지난 2개월 태극기 민심의 등장은 실로 놀라웠지만, 헌재가 저 모양 저 꼴인 것을 눈으로 확인한 지금의 민심은 더욱 달아오르고 각성될 것이다. 

때문에 장신대 김철홍 교수의 말처럼 태극기 세력의 정체세력화를 검토해야할 때가 지금이다. 진정한 애국정당을 만들지 않으면 향후 정치 일정에서 우리는 또 다시 배신을 당하면서 표류할 것이다. 애국정당 없이 대선을 준비할 수도 없다. 오늘 얘기, 여기가지다. 이 세 가지 변수야말로 탄핵 이후, 대한민국 운명을 가를 승부처 3개다. 우리의 지혜와 역량이 요긴함은 두 말할 것도 없다. 흔한 말로 게임은 끝나야 끝나는 게 아니던가? /조우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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