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인수 완료, 업계는 긍정적 평가 우세
내부 총수 부재 리스크 하반기 가시화 우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총수 공백 위기 속에서도 미국 전장 기업 하만 인수를 마무리한 삼성이지만 내부에서는 여전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 삼성전자가 미국 전장 기업 하만 인수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끝마쳤다고 11일 밝혔다. /사진=하만 제공

삼성은 최근 미국을 비롯한 10개 반독점 심사 대상국의 승인을 얻는 등 하만 인수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끝마쳤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4개월 만에 성사된 하만 인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사업이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으로는 최대 규모인 9조원 대의 빅딜인 만큼 업계 관심도 컸다. 이 부회장 역시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관련 협상을 마무리짓는 등 적잖은 공을 들였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자동차 전장사업을 준비해 온 삼성전자가 세계 최댁 전장업체 하만을 품에 안으며 전장 사업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는 평가다. 또 하만의 음향 기술력이 삼성 스마트폰, TV 등 가전제품과 접목됐을 때 시너지도 극대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계기로 프리미엄 자동차, 모터사이클 브랜드들를 거래처로 두게 됐다. 하만은 독일 명차 메르세데스벤츠, BMW뿐 아니라 일본 최고의 자동차 회사 도요타, 미국의 모터사이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까지 다채로운 브랜드에 전장 부품을 공급 중이다. 

   
▲ 손영권 삼성전자 사장과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하드락 호텔(Hard Rock Hotel)에 마련된 약 440평 규모의 하만 전시장에서 자율주행용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을 구현한 오아시스 컨셉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그러나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게 현재 삼성의 현실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인한 경영 리스크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만 인수 완료 등 현재 가시화 되고 있는 성과들이 최소 1년여 전부터 미리 계획되고 추진돼 왔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업계에서도 전장사업을 비롯한 기업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후속 투자 및 추가적 M&A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투자를 계획하고 사업 실행을 승인할 최종 결정권자의 부재는 신규 성장 동력 발굴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총수 공백 사태 속에서는 대규모 자금 투자 등의 결단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첫번째 재판이 열렸던 지난 9일 세탁기 출시 행사를 진행하는 등 현재 각 계열사가 빠르게 경영 정상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자신의 공백 속에서도 계열사가 차질없는 경영을 이어 나갈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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