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일정한 틀 안에서만 맴도는 현상이 3년째 계속되고 있다. 몇번의 신고가 행진도 있었지만 대부분 이 틀을 벗어난 점이 없다는 점에서 박스권에 같힌 코스피, 즉 박스피(Boxpi)라는 말이 증권가에 회자되고 있다. 답답한 흐름이다.

주식 시장에는 다행히도 지수가 박스권에 갇혔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롱숏 전략이다. 주가 상승이 예상되면 매수하고 하락이 예상되면 매도하는 전략으로 시장금리 플러스 알파의 안정적 중수익을 추구한다. 지금이 바로 롱숏 전략 전성시대라 불리는 이유다. 

27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롱숏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3%다. 시장 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펀드인만큼 장기 수익률을 보면 안정성에다 의외로  매우 높은 수익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롱숏펀드의 1년 수익률은 5.85%, 2년은 11.60%, 3년 10.19%, 5년 장기 투자 수익률은 무려 29.89%에 달한다.

롱숏펀드의 안정적 수익률을 체감하려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과 비교해 보면 잘 알 수 있다. 국내 주식형 편드의 6개월 수익률은 -2.16%며 1년은 -1.85%, 2년(-4.59%), 3년(-8.54%) 다.

롱숏전략은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은 매수(롱)하고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공매도(숏)하거나 지수 선물 매도 계약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일정부분 수익을 가져가는 투자전략이다. 수익률 '대박'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시장금리 보다 조금 높은 '중박'의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롱숏전략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지난 2012년부터 3년째 코스피가 1850~2000 포인트 사이의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악재나 돌발 변수가 일어났을 때 박스권 하단을 치지만 이내 저가 매수가 들어와 다시 상단을 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이와 같은 박스권에 갇힌 이유를 세가지로 설명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우선 한국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 정체로 코스피를 견인할 동력이 부족하고, 다음으로 수급의 큰 축이라 할 수 있는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한국 증시에 대한 시각이 여전히 선진 증시 대비 비우호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한국 증시와 상관관계가 높은 중국 경제가 여전히 불확실성에 쌓여 있다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이익 전망치가 그 속도는 늦쳐졌지만 여전히 하향 하고 있고 중국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나타나고 있어 증시 상승 동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롱숏 전략은 당분간 계속 박스권에 갇힌 증시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삼성증권 이남룡 연구원은 "안타깝지만 당분간은 코스피가 견고한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주요 기업들의 올해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과 위에서 언급 드렸듯이 중국의 상항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오락가락 하는 사이에도 업종별로 수익률 차이가 극명하다"며 "이는 지난해부터 활성화된 롱숏 전략 의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