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전략 내세운 QM6, 품질문제 부각
영업맨 박동훈 사장, 무리수로 위기 자초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의 '품질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각종 결함 발생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SM6'에 이어 프리미엄 전략을 들고 야심차게 출시한 중형 SUV 'QM6'마저도 품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QM6는 박동훈 사장이 숫자 ‘6’의 프리미엄 전략과 함께 등장시킨 르노삼성의 중형 SUV다. 그러나 품질 문제는 물론 프리미엄 모델에 미치지 못하는 사양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면서 초반 기세가 꺽이며 올 들어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 2016 부산국제모터쇼에서 르노삼성자동차의 프리미엄SUV QM6를 소개하고 있는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사진=미디어펜

업계에서는 영업맨 출신인 박 사장이 판매에만 집중한 나머지 품질에는 소홀해 '품질경영'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장 취재 결과, 구매자들은 QM6에 대한 불만을 호소하고, 구매 의사가 있던 소비자들은 싼타페 등 경쟁 차종으로 갈아타거나 구매 자체를 재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QM6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진동·소음 쏠림현상 허접한 내·외장재 및 옵션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시끄럽고 쏠리고 흔들리는' QM6

중형 승용차를 몰던 김모((39.남.자영업)씨는 몇개월 전 새로 태어난 아이와 부인, 직장업상 등의 이유로 'QM6 RE 시그니처'의 썬루프 빠진 풀옵션 차량으로 구매했다. 

당시 김씨가 고려했던 사안은 경기도 하남에서 서울 강남까지 출퇴근 거리를 감안한 연비와 직업상 짐을 많이 싫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적재공간이었다. 따라서 중형 SUV 중 새롭게 출시된 QM6를 망설임 없이 샀다. 

하지만 김씨는 QM6를 3개월 가량 운전해 본 후 자신이 타 본 '최악의 차량'으로 꼽았다. 김씨는 “아이들을 생각해 편안하고 넓은 차량을 고려해 선택한 QM6지만 막상 경험해보니 공간이 넓지 않았다”며 “바꾸기 전 차량보다 비싸기만 하고 오히려 더 불편해 난감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 르노삼성의 프리미엄 SUV 'QM6 RE 시그니처' 모델/ 사진=미디어펜

그는 QM6를 타는 동안 차체 쏠림 현상, 변속 충격, 프리미엄답지 않은 내외장제 및 옵셥 등 다양한 불만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신선한 디자인에 끌려 르노삼성 QM6를 구입했으나 '빛 좋은 개살구'였다”며 “할부가 끝나면 다음 차량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수입 브랜드로 넘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QM6를 구입한 권모(46.남.회사원)씨도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권씨가 QM6를 선택한 이유는 김씨와 비슷했다. 기존 국내 완성차에 실증을 느껴 새로운 디자인의 QM6를 선택했다. 그는 풀옵션 차량을 1개월 넘게 운전해본 후 자신의 결정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권씨 역시 QM6의 가장 큰 문제로 꼽는 부분은 '진동'과 '소음'이다. 그는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같이 탑승했던 아내가 멀미를 할 정도로 힘들어 했다”며 “저속에서도 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소음이 들리는 상황이어서 운전할 때마다 신경이 쓰이고 거슬린다”고 지적했다.

권씨는 또 “핸들을 꽉 잡고 있지 않으면 쏠림현상 때문에 똑바로 나가지 않아 운전 할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며 “정비소에 방문을 해봤지만 문제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QM6 쏠림현상의 경우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면 증상을 확인한 뒤 무상 수리를 해주고 있다. 하지만 방문을 했던 소비자들은 특별하게 변화된 느낌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일부에선 초기 설계단계부터 차체 틀어짐 등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권씨는 “QM6가 자랑하는 노이즈캔슬레이션 기술은 어디에 어떻게 적용된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며 “만약 기능을 정상작동해서 이 정도라면 차량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QM6에는 디젤차량인 점을 고려해 소음을 줄이기 위한 신기술인 액티브 노이즈 켄슬레이션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이는 디젤 엔진음에서 전달되는 부밍 노이즈를 상쇄시켜주는 소음 저감 기술로 보다 정숙한 실내 공간을 유지 시켜주는 기능이다. 

   
▲ 르노삼성자동차 서비스센터/ 사진=미디어펜

하지만 김씨와 권씨 모두 이 기능이 어떻게 적용이 된 것인지 제대로 작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었다. 신기술로 소음을 줄였다고 하지만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라는 게 두 사람의 공통적인 주장이다. 

허술한 내·외장재 및 옵션…프리미엄 모델 맞아?

QM6 고객들의 성능에 대한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프리미엄 SUV'라는 수식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권씨는 QM6의 산뜻한 디자인에 끌려 '풀옵션'까지 넣어 선택했지만 후회가 막심했다고 토로했다.

권씨는 “당장 기아차의 쏘렌토만 봐도 2.2ℓ 디젤모델 풀옵션이 4100만원대의 가격에 드라이브 와이즈와 같은 첨단 편의상양이 탑재되지만 QM6는 프리미엄 SUV를 지향하고 있으면서도 옵션은 하위트림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김씨도 “디자인 우수성과 프리미엄 SUV라는 말에 망설임 없이 결정했는데 전반적인 완성도가 일반차량과 다를 것 없어 실망했다"며 "프리미엄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QM6는 딱 3000만원 초반대로 차량을 구매하는 게 최적의 선택인 것 같다”며 “더 이상 옵션을 추가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QM6의 최고급트림은 RE시그니처 모델로 3505만원이다. 기본형 모델과 최고급 트림간의 구분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하위트림에 기본기를 탄탄하게 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지만 소비자들을 설득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사진=미디어펜

박동훈의 선택…신뢰 잃고 마케팅 안되고 '병살타'

QM6는 지난달 전월 대비 3% 늘어난 2513대가 판매됐다. 출시 초기인 지난해 하반기 월 4000대 전후로 판매되던 것에 비하면 절반 가량 급감했다. 지난해 10월에 QM6는 4141대 판매돼 현대차의 싼타페(4027대)보다 앞서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싼타페와의 격차는 다시 크게 벌어졌다. 싼타페는 지난달 전월보다 판매량을 88% 이상 늘리며 5997대 판매돼 QM6보다 2.4배 많았다. 기아차의 쏘렌토는 전월보다 2.6% 줄긴 했지만 5055대 판매돼 역시 QM6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이에 SM6의 결함 논란에 이어 꾸준한 판매실적을 유지하던 QM5를 단종시키고 QM6를 구원투수로 등장시킨 박 사장이 결국 병살타를 치면서 '마케팅 실패'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시절에 많은 판매고를 올리며 영업 능력을 인정받았던 박동훈 사장이 르노삼성에 입성해 QM3까지는 흥행에 성공했다"며 "이후 SM6, QM6를 야심차게 출시했으나 품질경영에 흠집이 나고 이제는 마케팅에서도 판단 실수를 일으켜 위기를 맞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프리미엄 마케팅은 본사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고 이에 적합한 차량을 만들기 위해  R&D 분야의 총력을 다 하고 있고 당장의 문제로 전체의 방향성을 문제삼기는 힘들다"며 "꾸준한 쇄신을 통해 프리미엄  SUV에 맞는 차량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사장이 CEO 취임 후 첫 작품인 SM6는 지난해 9월 엔진제어장치(ECU) 결함으로 6844대가, 이달에는 차체제어장치를 비롯한 4개 부품 제작결함으로 5만1000대가 리콜 조치되면서 품질경영에 오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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